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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421

찔레꽃길 따라 866 ♥ 우리동네에도 이미 져버리고 없는 찔레가.. 내남자의 고향마을 가는 길에 지천이다. 온 산이 하얀 찔레꽃으로 덤불을 이루고 있는 지경이다. 생전에 그리도 좋아하시던 소주를 사들고 내남자는 이 찔레꽃길을 따라 아버님 뵈오러 가고.. 내남자 기다리며.. 저 아래 들녘을 내려다 본다. 육쪽마늘로 유명한 이곳..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그리고 부끄러워진다. 40여년을 훌쩍 넘긴 생.. 너 무얼하고 살았니? 물음표를 그리노라면.. 나 자신..한없이 초라하고 서글퍼진다. 할아버님 가실 적에.. 할머님 가실 적에.. 큰어머님 가실 적에..그리고.. 아버님 가실 적에.. 숱하게 올랐던 이 길.. 철마다 때마다 온갖 들꽃이 어우러져 사무치게 아름다운 이 길.. 저 위쪽 찔레덤불 자리.. 2012. 5. 29.
친정으로 산딸기꽃 3일 연짱의 황금연휴로 고소도로는 거의 마비.. 휴게소마다 사람들로 복작복작.. 거의 8시간이 걸려 울산친정에 도착했지 싶다. ♥ 엄마에게만 연락하고 살짝 다녀올랬더니.. 동생들이 이미 엄마네집에 모여들 있다. 둘째 랑이는 아빠 병수발을 하느라..폐렴까지 앓았다고.. 다들.. 2012. 5. 29.
아빠수술 다음날 이른 아침.. 울산 대공원을 자전거로 달리다. ♥ 아침일찌기 중환실 앞에서 새우잠을 잔 랑이의 전화가 오고.. 왜 수술 안해주냐고..아직 횡설수설 하시지만.. 아침에 죽 한 그릇 뚝딱 비우시고 상태도 좋으셔서.. 오전 중으로 일반실로 옮길 것 같다고.. 이른 아침.. 나는 한결 가벼워진 마.. 2012. 5. 16.
아빠 수술하시던 날 851 아빠는 병실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이 좋으시다며.. 수술 끝나고 다시 이 병실로 오시고 싶어 하셨다. 수술은 오후 3시경으로 잡혀지고.. 의사 3명이 수술을 집도한다는데.. 수술실에 같이 들어간다는 젊은 의사가 아빠의 수술부위 상태와 수술절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암부위가 커서 갈비뼈 하나를 잘라내고 절제를 할거란다. 그라고 임파선을 잘라내야 하는데 .. 거기에 따른 부작용을 대여섯 가지 장황히 설명을 해준다. 수술부작용으로 사망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길래.. 놀라 그 확률을 물으니..2%라고..!@#$~ 그리고 네 가지나 되는 환자 동의서에 내가 서명을 했다. ◆ 수술 당일 수술 하시기 하루 전.. 오늘은 맏딸인 내가 아빠의 곁을 지키기로 했다. 자정 이후 금식령이 내려지고.. 내일 수술.. 2012. 5. 16.
엄마하고 여천천을 걷다 아빠 병수발 드시며 3키로나 빠지신 울엄마.. 안그래도 참 여리디 여린 몸매이신데.. 전에부터 호소해 오던 두통도 더 심해지신 듯.. 아빠 ..수술 들어가시기 전에 엄마도 이곳저곳 검사를 해보기로 하고.. 엄마네서 가까운 종함병원에다 MRA랑 내시경 초음파를 예약해 두었다. 아빠수발 드시느라 .. 좋아하시던 문화센타 프로그램도 거의 못나가시고.. 운동도 못하시고..답답해 하시는 엄마를 모시고 엄마네 집 앞의 여천천으로 함께 산책을 나왔다. ◆ 여천천의 노천까페 그야말로 똥물이 흐르던 여천천.. 참 말끔하게 산책하기 좋은 공원으로 단장을 해 놓았다. 밤이면 불빛도 휘황하고 사람도 북적인다는 여천천의 노천까페.. 이른 아침 시간이라..엊저녁의 잔재만 군데군데.. ◆ 여천천에서 만난 풍경 저 덩치 큰 개가 어.. 2012. 5. 14.
엄마의 거실 아빠의 사랑 수술 이틀 전.. 수술 전에 몇 가지 검사를 더 해야 한대서 아빠는 입원하시고.. 몸이 약하신 엄마를 대신해 든든한 둘째 랑이가 아빠 곁을 지키고 있고.. 새벽에 깬 잠..엄마의 거실은 적막하다. 노오란 송화가루가 바람으로 날리는 오월.. 엄마는 베란다창으로 보이는 저 소나무가 참 좋다고 하셨다. 송화가루가 몸에 좋다고 황사바람 들어온다는 동생들의 만류에도.. 하루 한 두번 창을 열어두시는 울엄마.. 엄마가 세째 월이네 집에 있는 작은 어항을 보시고는 참 이쁘다..했더니.. 월이가 저리 미니어항을 만들어 거실에다 꾸며 주었단다. 저 어항 뒤로..스물 두살 스물 여섯살의 엄마아빠 약혼사진이 보이고.. 그 옆엔 우나 돌무렵의 가족사진..동생들은 학생이거나 아가씨일 적.. 죽은 소나무 뿌리나 가지를 깎아서 저.. 2012. 5. 12.
이종사촌 지난주 금요일.. 중간고사 마친 쏭이랑 우나를 데리고 울산 친정으로 향한다. 아빠 수술 전에 뵈오러.. 새벽 3시경에 도착한 울산.. 다음날 동생네 식구들도 다들 모이고.. 식구들 근심이야..표 내어 말하지 않아도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저 천진한 아이들이야..그저 해맑기만 하다. 다들 한자리에 모인 이종사촌들.. ◆ 놀이터의 아이들 마음 갑갑하여.. 아이들 따라 놀이터에 나와보았다. 봄꽃들 떨구고 여름으로 짙어가는 초록잎새들이 싱그럽다. 그 아래..재재거리며 꺄르르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더욱 싱그럽다. ◆ 막내 제부랑 유담이 다섯살 유담이.. 아직도 낯을 가려 시커먼 네째 제부만 보면 울음을 터트린다. 기실..지 아빠랑 앙숙이라고 하는데.. 놀이터에서 지 아빠 곁에 찰싹 붙어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 2012. 5. 11.
내 동생 홍랑이 나랑 세 살 터울의 내 동생 홍랑이.. 어려서부터 웬만한 남자아이보다 씩씩하고 활달하던 아이.. 늘상 동그란 바가지 머리에 멜빵 반바지 입고 사내아이처럼 다녀서 동네아줌마들도 다 사내아이인 줄 깜빡 속았던 아이.. 온동네 딱지며 구슬이며 싹쓸이 해와서 동네 남자애들이 간혹 자기.. 2012. 4. 11.
아빠 찾아 수변공원으로 아침 일찍..아빠는 언제나처럼 아침 산책 나갈 채비를 하신다. 병원에 계시던 지난 일주일 동안 마니 갑갑하셨을 것이다. 늘 함께 가는 동네 지기분들과의 아침산책.. 아빠에겐 하루 중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이실지도.. 함께 따라 나서고 싶었지만 친구분들과의 동행에 괜한 방해가 될 거 같아 단념했는데.. 아빠가 드실 반찬 몇 가지를 해서 일찌감치 온 홍랑이.. 아빠 산책 가셨다니까..왜 혼자 보냈느냐구.. 행여 산책하시다 힘드셔서 혼자 돌아오실지도 모른다고.. 어릴적부터 늘 그래왔다. 난 동생보다 늘 한 수 뒤쳐지는 언니였다. 생각의 깊이나 폭에 있어서.. 엄마랑 나랑 홍랑이랑 ..아빠가 산책 가신 수변공원엘 가기로 한다. 내남자도 따라 나서고.. ◆ 아빠 찾아.. 울엄마가 마르고 닳토록 오르내린 산.... 2012.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