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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아빠 수술하시던 날

by 벗 님 201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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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병실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이 좋으시다며..

 

수술 끝나고 다시 이 병실로 오시고 싶어 하셨다.

 

 

 

수술은 오후 3시경으로 잡혀지고..

의사 3명이 수술을 집도한다는데..

수술실에 같이 들어간다는 젊은 의사가

아빠의 수술부위 상태와 수술절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암부위가 커서 갈비뼈 하나를 잘라내고 절제를 할거란다.

그라고 임파선을 잘라내야 하는데 ..

거기에 따른 부작용을 대여섯 가지 장황히 설명을 해준다.

수술부작용으로 사망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길래..

놀라 그 확률을 물으니..2%라고..!@#$~

그리고 네 가지나 되는 환자 동의서에 내가 서명을 했다.

 

 

 

 

 

◆ 수술 당일

 

 

 

 

 

 

 

수술 하시기 하루 전..

오늘은 맏딸인 내가 아빠의 곁을 지키기로 했다.

자정 이후 금식령이 내려지고..

내일 수술하시려면 푸욱 주무셔야 한다고 수면제 처방이 내려졌다.

 

 

저녁 10시 30분경..

아빠는 일찍 잠자리에 드시고..그런 아빠의 곁에서 나도 푸욱 잤다.

 

 

새벽 5시경..

아빠의 기척에 잠이 깨고..화장실 다녀오셨다는 아빠..

환자복 하의가 다 젖었다고.. 독서등을 켜보니..

아빠의 콧잔등에 핏자욱이 맺혀있고 오른쪽 광대뼈에 타박상을 입으셨다.

 

화장실에 앉아 계시다가 고대로 앞으로 고꾸라지셨단다.

힘이 없으신데다가 수면제 기운 탓이였을까..

놀라 간호사를 불러 간단한 처방을 하고..

 

아침에 인상 좋고 호탕해 보이는 담당 의사선생님..

하필 수술하는 날 넘어지셨냐구..

안면 엑스레이 처방을 해주시고 아빠더러 자신의 손을 힘껏 당겨 보라시더니..

수술하셔도 괜찮겠다고..

혈압이랑 체온을 재러 온 남자 간호사는

병원에 입원 하신 중에 오늘이 제일 컨디션이 좋으시다고..

 

 

 

 

 

 

 

 

 

 

아침 일찌기 작은 아버님 내외분이 오시고 동생들도 하나 둘 도착하고..

금식령이 내려지고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시니 계속 갈증을 호소하시는 아빠..

혀가 다 갈라지셨다. 가제에 물을 적셔 입술을 축여주니..

동생 랑이는 그러시다가 얼결에 물을 삼키시면 큰일난다고..참으시라고..

 

아침 일찌기 수술하시면 차라리 나을텐데..

오후 3시까지..너무 기운 빠지실까 걱정이 되었는데.,

잠시 내가 화장실에 간 사이..동생 월이가 다급히 부른다.

 

"언니, 아빠 지금 수술 들어가신대.."

 

예정된 시간 보다 3시간이나 빨리..아직 엄마도 안 오셨는데..

후다닥 나가니..아빠는 벌써 환자용 엘리베이터 앞에 계시고..

가만히 감고 계시는 아빠의 두 눈가에 눈물이 주루룩~ 흐르고 있었다.

아빠의 눈물을 닦아주며..

 

" 아빠, 그냥 한 숨 주무시고 나면 수술 다 끝나 있을거예요."

 

 

 

 

 

 

 

 

 

 

그렇게 아빠는 수술실로 들어가시고 보호자 대기실 모니터 앞에 앉았는데..

잠시후..아빠의 이름이 호명되고 보호자를 찾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놀라..수술실 앞으로 달려가니..아빠께서 마취를 거부하신다고..

 

아직 마누라얼굴도 못봤고 아들도.. 형님도 ..가족들 얼굴 다 못봤다고..

시간이 별로 없으니 아직 안 온 가족들 빨리 오시라..하라고..

랑이가 급히 연락을 하니..다행히 다들 엘리베이트를 타는 중이라고..

그렇게 극적으로 온 가족이 다 모인 가운데 아빠의 수술은 시작되었다.

 

'아빠는..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셨던 걸까..'

 

 

 

 

 

 

 

 

 

 

수술 예정시간은 3시간..마취나 회복 과정이 있어 한 두시간은 오버가 된다고..

그렇게 긴장되고 초조한 기다림이 이어지고..아직 수술 끝날려면 시간이 남았고..

몸상태가 안 좋으신 엄마가 두통을 호소하시길래..

큰아버지랑 작은 아버지도 함께 모시고..

병원 내의 미니공원에 잠시 바람을 쏘이러 나왔다.

 

잠시후..동생 랑이의 다급한 전화가 오고..

 

" 언니, 지금 보호자를 찾는 방송이 나오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 모니터엔 아직 수술 중이라고 나오는데.."

 

엄마 손을 잡고 수술실로 급히 달려가는데 놀라신 엄마의 손이 떨리신다.

 

" 엄마, 수술 끝나고 아빠상태 설명해줄려고 부르는 걸거야..걱정하지마.."

 

수술실 앞에 도착하니 상기된 표정의 동생들..

 

"언니, 아빠 수술 무사히 잘 끝났고 임파선으로 전이된 것도 없이 깨끗하대.."

 

 

 

 

 

 

 

 

 

 

 

 

 

 

 

 

수술 끝나고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아빠를..차례차례 면회하고..

그리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도 아빠의 얼굴은 붓기 하나 없이 말끔하시다.

호스를 문 채로..자꾸 무언가를 말씀하시려는 아빠..

" 수술은 언제 하느냐고.."

아직도 수술 전인 줄로만 아시는 울아빠..

 

갈비뼈를 자르고 폐도 마니 잘라냈기 때문에

진통제를 계속 투입하겠지만 통증은 있을거라는 간호사의 설명..

 

하루,.

아빠는 중환자실에서 홀로 통증과의 힘든 싸움을 견디셔야만 한다.

 

랑이랑 월이가 밤새 중환자실 앞을 지키기로 하고..

 

 

 

 

 

 

 

 

 

 

 

종일..식사도 못한 채 긴장과 초조로 보낸 식구들..

큰 산을 하나 넘고 마니 가벼워진 마음으로 식사를 한다.

엄마는 영 입맛이 없으신지 거의 드시지도 못하시고..

 

다들 ..고생이 참 많았다.

 

 

 

 

 

 

 

 

 

 

 

 

- 벗 님 -

 

얼마나 다행한지요.. 가족들의 간절함이.. 아버님의 깊은 소망들이 계셨기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셨나봅니다..
정말정말 다행입니다... 이 아침 자꾸 눈물이 납니다,, 너무나도 감사함에... 건강하세요,, 아버님..


다행히 전이가 되지 않아서 얼마나 안도했는지 몰라요.

그래도..암은 재발의 위험도 있는 거라서..
앞으로도 꾸준히 관리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


감사해요..너님..그리 걱정을 해주시니..^^*

벗님, 고생하셨어요
아빠의 수술 무사히 끝나셨군요
수술실로 다섯번이나 들락이던 그 생생함 어제처럼 기억합니다
수술실로 들어가는 아빠 눈물을 주루룩 흘리는 모습 보셨군요
수술실로 들어가면 다시 살아서 이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까 혹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으로 수술실로 갑니다 눈물, 마지막, 이별 ...이런 단어들이 그 순간 막 떠오르지요

아버님의 빠른 회복을 기원드립니다.

다섯번이나요?

아? 따님..

언니 애간장이 얼마나 타들어가셨을지..

더우기 자식 일일땐 ..그 심정 아무도 헤아리지 못할 거 같아요.


어린자식을 중환자실에 두고..

그 앞에서 계속 기도하고 절을 하던 젊은 부부를 보았는데..

바라보는 우리 마음도 얼마나 아프던지..


그런 힘든 일을 지나오셨군요..언니..

......수고하시네요......

저야..별 수고랄 것도 없고..

아빠 병실을 지키는 동생들이 고생이 많아요.


태풍님도 늘 건강하세요.^^*
저도 감사합니다.
수술동의서에 서명할 때
그 떨림과 두려움은 말도 못하지요.
벗님이 옆에 계시니
아버님도 더욱 빨리 회복되시리라 믿어요.
왠지 벗님께는
그런 능력이 있을 것 같아요.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펜을 잡은 제 손이 떨렸어요.

수술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어찌나 장황히 하던지..


전 아빠 수술하시고 다음날 일반실로 옮기신 거 보구..올라왔어요.

아빠 곁을 지키는 동생들이 고생이 많았어요.

참? 이번주 금요일에 퇴원하신다네요.

근 한 달은 계실 줄 알았는데..


염려 감사해요..바름님..^^*
아~~다행이군요~~
넘 다행이네요!!

준혁이가 태어나고 한달만에~~
심장수술을 했었지요!! 그때 동의서의 서명을 하는데
얼마나 떨리고 아음이 아프던지!!!

네..정말정말 다행한 일이지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아??
준혁이가 그런 일을..정말 큰 고비를 넘어 오셨네요.
아이가 아프면 부모 마음은 지옥이지요..

사모님 몸조리도 못하셨겠어요.

그래도..지금 준혁이..저리 토실하고 건강하니..^^*
아! 그런일이 있었구나~~
우리집 어른은 몇년에 한번꼴로 5~6시간 대수술을 몇번 하셔서 이제 그리 많이 놀라지도 않는다~ㅎㅎㅎ
그나마 참 다행이다~~~

그러셨구나..

부모님 건강은 미리미리 체크해 드려야할 것 같아..
어르신들은 웬만하면 참다참다..못견디게 되면..
그제야 병원을 찾으시니..

울아빠도 다른 곳 검사하다가..우연히 발견되었어.
정말 하늘이 도우신 거지..

식구들이 참 놀라셨겠다..
전이되지 않았다니 다행이고 엄마는 얼마나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으셨겠지요..
눈물이 나네..그래요 기도 하고 퇴원 하시면 엄마랑 산행도 하시라 하세요 기도중에 기억해 드릴께요...

아빠 아프시고..엄마도 마니 쇠약해지셨어요.

늘 하시던 운동이랑 문화센타 프로그램도 끊으시고..

아빠 수발 드시면서..마니 힘이 드셨던가 봐요.

처음엔..동생들도 울면서 전화 오구..

암 중에서도 폐암은 무서운 거라 해서..

저흰 정말 절망적이였거든요.

정말.하느님이 도우신 듯 해요.^^*

아...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겠어요..

그 마음 백프로 공감합니다.

우리 가족이 그랬거든요.

항상 아이들과 다니는 울 동생..

29살 꽃다운 나이에 난소암 판정을 받았었지요.

그것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전이가 되어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었지요.

모든 가족들이 겪은 그 암담함과 슬픔...


그런데 기적적으로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잘 살고 있어요.

의학과 의술이란게 이론적으론 빤하지만 사람의 자연치유력은 신비스럽기 짝이 없네요.

고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이런저런 힘겨운 식이요법등등..

본인과 가족이 안고 가야 할 하루하루 그 버거운 짐들...

참 힘들었던 세월이었네요..


말이 길어졌어요 ..ㅎ 저도 모르게 그 때 생각이 나서...^^

정말 그만하시길 다행이네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젠 마음 추스리셨겠지요~~

아버님의 빠른 쾌유와 건강을 진심으로 빕니다..()
아?

여기 답글..일부러 남겨 두었다..조용할 때 쓰려던 것이..

요즘 저도..이래저래 맘이 곤하고 가라앉고..


그러셨구나..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가족분들은 물론..

정작 동생분..본인이 얼마나 힘겨우셨을지..

꽃다운 나이에..그런 청천벽력이라니..

그래도..잘 이겨내시고..지금 사랑하는 가족들곁에 함께 하시니..

정말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러셨군요..

그 여리디 여린 몸으로 참 많은 일을 겪으신 듯 하여..제 맘이 아려오네요.


그래요..

병원에서 시한부를 선고해도..

보란듯이 오래 건강히 사는 사례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저도 자연치유력을 마니 신뢰하는 편이라..

섭생과 마음을 잘 다스리면..암이라는 무서운 병도 너끈히 물리칠 수 있다고 믿어요.


힘겨웠던 세월만큼..그 몇 배로 평화와 행복이 깃든 세월들이 ..

그대..앞에 놓여져 있길..진심으로 바래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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