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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가을은 코스모스와 함께 옵니다. 소녀적엔 갸녀린 코스모스의 하늘거림을 참 사랑했지요. 내 키를 훌쩍 넘는 코스모스 꽃그늘에 누워 하늘을 구름을 바람을 느끼고 싶다 하는 코스모스 닮은 여리고 순수한 소망을 가졌었지요. 돌이켜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꿈은 꿈으로 소망은 .. 2009. 9. 29.
하늘공원 하늘 공원입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이 계단을 올라야합니다. 푸른 도화지에 하얀 수채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늘이 예쁜 하루였습니다. 햇살도 가을보다 따사한 날이였습니다. 까만 모자에 까만 선글래스.. 매화꽃잎 수놓아진 연분홍 양산을 준비했습니다. ♥ 하늘계단을 오르는 길에 가장 많이 만난 꽃.. 모닝글로리..나팔꽃입니다. 메꽃과 나팔꽃은 아직도 헷갈립니다. 이백구십하나.. 참 친절하지요. 계단수를 알려주는 숫자.. 그리고 내남자가 바라보고 있는 안내판.. 삶의 길에도 저리 확실한 안내표지판이 있다면 좋겠지요. 참 좋겠지요.. 자꾸 반대길로 가자하네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인적이 드문 조용한 길을 찾는 내남자.. 언제나 사람들이 지나간 길..안전하고 확실한 길로만 가려는 나.. 저 멀리 누군가 .. 2009. 9. 29.
울 엄마 울엄마에게는 다섯 딸과 한 아들이 있다. 다섯 딸들이 다 원앙같은 짝을 만나 그 아래 알밤같은 자식 둘씩을 낳았다. 그러니 다섯의 백년손님이 있고 열 명의 손주가 더 있다. 그리고 지금 엄마랑 한 집에 사는 두 남자.. 울아빠랑 아직 미혼인 울엄마의 유일한 아들 막내 태야가 있다. 울엄마는 올해 예순 넷이다. 스물 둘에 시집을 오셨으니 울 아빠랑 마흔 두해를 함께 하신셈이다. 그당시 스물이 넘으면 시집가기 늦은 노처녀 취급을 받으셨다고 한다. 어느날..농번기에 이웃마을 청년들이 품앗이를 왔고 .. 외삼촌과 친구 사이던 이웃마을청년인 울아빠를 보신 외할머니는 담박에 울아빠가 마음에 들어 그렇게 성사된 백년가약.. 그 당시 울엄마의 마음안에는 몰래 품은 연정이 따로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호랑이같은 외할머.. 2009. 9. 28.
몰래 카메라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인데..화장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가 가장 이쁠 나이인데.. 왜 그 이쁜 모습을 짙은 화장 속에 감추려고 하는 지.. 바라보는 엄마는 안타까울 뿐입니다. 언젠가는 아이라인펜슬을 잃어버렸다고.. 학교를 가지않겠노라..얼토당토않는 데모를 하더군요.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고 외출하는 건 자존심을 버려두고 다니는 거라나.. 뭐라나.. 기가 막히더군요. 또 어느날은 외출 후..돌아온 나의 딸을 보고 나도 내남자도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무슨 팬더곰 한 마리가 들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싸구려 아이라인이 눈가로 번져..정말 딱 팬더곰 그자체 였습니다. 너무 어이없고 화가나서.. 안방에 앉혀놓고 처음엔 자존심 팍 상하게 심한 말을 해대었죠. 너..그러고 돌아.. 2009. 9. 25.
내남자 "집에 삼겹살 있어? " "아마~" "오징어는?" "한 마리 남았어요." "나 지금 퇴근할 건데 오늘 내가 삼겹살 두루치기 해줄게." 내남자..원래 이런 남자였었지. 잠들기 전 쌀을 씻고 다음날 아침 불만 켜면 되게끔 찌게거리를 장만해주던.. 내가 목이 아프다 그러면 모과차를 끓여주던.. 인터넷 세상에 빠져 새벽 두시까지 허우적 대는 나를 꾸벅꾸벅 졸면서도 기다려주던 .. 두 시까지 기다리는 거 너무 힘들다 투정하던.. 초등학교 남자 동창이랑 채팅하는 거 옆에서 같이 웃으며 나 대신 답해주던.. 그런 남자였었지.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 그리고 많은 날들이 지나갔지. 이젠 이 인터넷 세상을 한심해 하는 내남자 그런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나를 못마땅해하는 내남자 그런 내남자를 위해 떠나야만 했던 이곳 .. 2009. 9. 24.
뚜레쥬르 창가에서 2 에스프레소..오늘 내가 선택한 커피.. 언제나 달콤한 캬라멜 마끼야또나 거품 많은 카푸치노.. . 아니면 다이어트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선택하던 내가 문득 쓰디 쓴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 앙증한 커피잔 속에 한모금이면 바닥날 것 같은 양의 에스프레소.. 커피내리는 남자가 살짝 배려해준 하얀 크림.. 한 모금.. 쓰다..정말 쓰다.. 순간 ..아메리카노나 시킬 껄..후회가 스친다. 나의 핸드폰..몇개째지..? 하나..둘..셋.. 그래 이게 내 생애 네번째 핸드폰이다. 저 핸드폰 속에 뭐가 들어 있을까..? 한 때..내남자가 무척 궁금해 했었지.. 난 마지막 자존심처럼 내 핸드폰을 사수했지.. 정말 무슨 엄청난 비밀이라도 담겨있는 것 처럼 .. 실상은 정말 공허하고 외로운 ..정말 심심한 내 핸드폰인데.. 한.. 2009. 9. 22.
뚜레쥬르 창가에서 1 어제처럼 ..그제처럼..언제나 처럼.. 뚜레쥬르 창가에 앉아 거리풍경을 바라본다. 비내리는 오후의 우산 속 풍경이 이쁘다. 열 여섯즈음이였을까? 그 당시 청춘스타였던 조용원이 여고시대인가.. 여학생인가..이제는 가물거리는 기억속 잡지 속에서 그 당시 제임스딘의 반항을 연상시키던 청춘스타였던.. 이젠 까무룩히 잊혀진 또래 남자배우와 우산 속에 서있던 풍경이 오래 내 가슴에 비처럼 젖은 채 머물러 있다. 옅은 초록비를 배경으로 둘이 함께 쓰고 있던 우산..그 유록빛 우산.. 그 날부터 시작되었던 우산에 대한 나의 애착 고시공부하던 내남자를 만나러 수정사가던 길에 버스정류장에서 잃어버린 까만 바탕에 커다란 보라와 분홍 꽃잎이 두어장 그려져 있던 우산 친구들이 이쁘고 특이하다고 말해주던 그 우산 안타까워 하는 .. 2009. 9. 21.
가슴은 알죠 715 그대 그리움에 또 하루가 그대 보고싶어 눈 감아요 자꾸만 내곁을 멀어지는 그대 모습 안돼요 안돼요 안돼 우리 사랑하면 안 되겠죠 정말 사랑은 이기적이죠 그대 바라보는 하루가 또 힘드네요 가슴이 가슴이 아파 사랑한 만큼 아픈가 봐요 사랑하면 안될 사랑이라서 눈이 멀어도 귀가 막힌대도 그대를 사랑할 수만 있다면 가슴은 알죠 우리 사랑을 사랑이 사랑을 아는 것처럼 너만 바라보면 내 맘이 아파 정말 미치도록 보고싶어서 그대 기다림에 또 하루가 나는 그리움만 품고 살죠 내게 상처따위 아무래도 괜찮아요 아프고 아프고 아파 사랑한 만큼 아픈가 봐요 사랑하면 안될 사랑이라서 눈이 멀어도 귀가 막힌대도 그대를 사랑할 수만 있다면 가슴은 알죠 우리 사랑을 사랑이 사랑을 아는 것처럼 너만 바라보면 내 맘이 아파 정말.. 2009. 9. 20.
꼬마요리사 쏭이 열 두살 ..우리 쏭이의 꿈은 요리사랍니다. 누군가 자기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 주는 것이 행복하다는 우리 쏭이.. 언니 옆집에 살면서..요리하는 걸 싫어하는 언니를 대신해서 미래의 조카에게 맛있는 걸 만들어주고 싶다는 아이.. 요리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아이 .. 약간 엉터리에다 불량주부인 엄마보다 한 수 위인 듯한 열 두살이랍니다. ♥ 쏭이 4학년 때.. 어느날.. 운동갔다가 오후에 집에 돌아오니.. 냉장고에 이게 붙어 있었습니다. 방과 후.. 피아노 학원가기 전에 유부초밥을 만들어 두고 피아노 학원엘 갔나봅니다. 우리 쏭이가 만들어 두고 간 유부초밥.. 사실 유부 안에 밥 꼭꼭 눌러 통통하게 만드는 거.. 쉽지 않거든요. 운동 후에 허기져 돌아온 이 날.. 나 이거 보구 감동 찐하게 먹었습.. 2009.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