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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1188

아침밥 짓는 남자 벌써..삼일 째다 내남자가 자정무렵에 내일 아침밥을 미리 해 놓은 것이.. 아이들에게 내일 아침 뭐 먹고 싶냐..물어서 아이들이 먹고싶다는 메뉴로 전날 저녁에 재료를 장만해서 한 번 끓여둔다. 다음날 아침 내가 일어나서 가스렌지 불만 켜면 되게끔.. 오늘은 육개장과 김치볶음을 해 두었다. 예전에 우리가 가장 사랑하던 날엔 이러한 일들이 예사로 있었지만 최근들어 참 오랜만의 일인지라 나는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빨래 개키고..설거지 하고 ..청소기 돌리는 거.. 가끔은 내가 부탁하고..가끔은 내 컨디션이 별로다 싶으면 스스로 하겠다 그러고.. 여튼 내남자에겐 일상같았던 일들이다. 돌아보니..아이들 아가때 부터 목욕 시키고.. 기저귀 갈고 ..업어 재우는 거.. 그러고 보니 거의 내남자가 다 했었다. 난 뭘했.. 2009. 10. 13.
하늘공원 하늘 공원입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이 계단을 올라야합니다. 푸른 도화지에 하얀 수채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늘이 예쁜 하루였습니다. 햇살도 가을보다 따사한 날이였습니다. 까만 모자에 까만 선글래스.. 매화꽃잎 수놓아진 연분홍 양산을 준비했습니다. ♥ 하늘계단을 오르는 길에 가장 많이 만난 꽃.. 모닝글로리..나팔꽃입니다. 메꽃과 나팔꽃은 아직도 헷갈립니다. 이백구십하나.. 참 친절하지요. 계단수를 알려주는 숫자.. 그리고 내남자가 바라보고 있는 안내판.. 삶의 길에도 저리 확실한 안내표지판이 있다면 좋겠지요. 참 좋겠지요.. 자꾸 반대길로 가자하네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인적이 드문 조용한 길을 찾는 내남자.. 언제나 사람들이 지나간 길..안전하고 확실한 길로만 가려는 나.. 저 멀리 누군가 .. 2009. 9. 29.
몰래 카메라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인데..화장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가 가장 이쁠 나이인데.. 왜 그 이쁜 모습을 짙은 화장 속에 감추려고 하는 지.. 바라보는 엄마는 안타까울 뿐입니다. 언젠가는 아이라인펜슬을 잃어버렸다고.. 학교를 가지않겠노라..얼토당토않는 데모를 하더군요.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고 외출하는 건 자존심을 버려두고 다니는 거라나.. 뭐라나.. 기가 막히더군요. 또 어느날은 외출 후..돌아온 나의 딸을 보고 나도 내남자도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무슨 팬더곰 한 마리가 들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싸구려 아이라인이 눈가로 번져..정말 딱 팬더곰 그자체 였습니다. 너무 어이없고 화가나서.. 안방에 앉혀놓고 처음엔 자존심 팍 상하게 심한 말을 해대었죠. 너..그러고 돌아.. 2009. 9. 25.
내남자 "집에 삼겹살 있어? " "아마~" "오징어는?" "한 마리 남았어요." "나 지금 퇴근할 건데 오늘 내가 삼겹살 두루치기 해줄게." 내남자..원래 이런 남자였었지. 잠들기 전 쌀을 씻고 다음날 아침 불만 켜면 되게끔 찌게거리를 장만해주던.. 내가 목이 아프다 그러면 모과차를 끓여주던.. 인터넷 세상에 빠져 새벽 두시까지 허우적 대는 나를 꾸벅꾸벅 졸면서도 기다려주던 .. 두 시까지 기다리는 거 너무 힘들다 투정하던.. 초등학교 남자 동창이랑 채팅하는 거 옆에서 같이 웃으며 나 대신 답해주던.. 그런 남자였었지.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 그리고 많은 날들이 지나갔지. 이젠 이 인터넷 세상을 한심해 하는 내남자 그런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나를 못마땅해하는 내남자 그런 내남자를 위해 떠나야만 했던 이곳 .. 2009. 9. 24.
꼬마요리사 쏭이 열 두살 ..우리 쏭이의 꿈은 요리사랍니다. 누군가 자기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 주는 것이 행복하다는 우리 쏭이.. 언니 옆집에 살면서..요리하는 걸 싫어하는 언니를 대신해서 미래의 조카에게 맛있는 걸 만들어주고 싶다는 아이.. 요리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아이 .. 약간 엉터리에다 불량주부인 엄마보다 한 수 위인 듯한 열 두살이랍니다. ♥ 쏭이 4학년 때.. 어느날.. 운동갔다가 오후에 집에 돌아오니.. 냉장고에 이게 붙어 있었습니다. 방과 후.. 피아노 학원가기 전에 유부초밥을 만들어 두고 피아노 학원엘 갔나봅니다. 우리 쏭이가 만들어 두고 간 유부초밥.. 사실 유부 안에 밥 꼭꼭 눌러 통통하게 만드는 거.. 쉽지 않거든요. 운동 후에 허기져 돌아온 이 날.. 나 이거 보구 감동 찐하게 먹었습.. 2009. 9. 19.
왕자병 말기 칼바위를 넘었습니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단풍나무 우거진 그늘아래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내남자..참 미소년이였는데.. 여자보다 이뻤던 남자.. 고향친구의 말에 의하면 학창시절엔 인형같았다고 하더군요.. 참 웃기는 이야기 하나가 떠오르네요. 중학교 시절.. 읍내에 나.. 2009. 9. 17.
아빠의 생일에 보낸 딸의 편지 ○○○씨에게, 우리 아빠 ○○○..첫째딸 행운아입니더. 아빠, 40대 들어서 아니 ..결혼해서 여자한테 편지 받는 거 오랜만이지?? 나 참 아빠한테 진지하게 편지 써본적이 없었던 거 같아. 나 사고도..ㅋ~좀 치고 아빠 화도 잘 내게 했지만 그래도 나 나름대로 잘 할려고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할라 했는데..생각보다 잘 안된다. 나도 공부에서 1등하고 싶고 남들보다 잘해서 좋은 고등학교 가고 싶었는데.. 실천을 하지 못했어. 솔직히 말하면 나 더 잘 할 수 있는데 몸이 안움직인다, 미안요.. 고등학교 올라가면 조금이라도 마음 잡을 수 있을까? 정말 전교 일등 하고 싶은데.. 설레임보다 두려움이 앞서 ..하루하루 날이 가면서 나 성숙해지고 있단 느낌 많이 들어. 아빠 눈엔 아직 철없는 청소년같겠지만.. 1년... 2009. 9. 15.
내남자의 생일 잠결이였어요. 우나의 목소리.. "아빠, 시골할머니 전화예요." 난 새벽녘에 글 올리고 ..휴일이라고 괜한 늦잠에 빠져 비몽사몽인 채..이랬지요. "오늘 누구 생일도 아닌데 왠일이시지?" 어머님께서 이른 아침에 전화 오시는 경우는 가족들 생일때이지요. "미역국 먹었냐? " 하시며 생일을 꼭 챙겨주시지요. 근데요..참참 무딘 나는 .. '누구 생일도 아닌데 왜..'그러면서 우나랑 내남자가 깨어 왔다갔다 하길래 한 숨 더 자고 싶어 몽유병 환자처럼 우나방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마시던 내남자가 이러더군요. "오늘 아침에 육개장 먹고 싶은데.." 내가 쌀쌀하게 이랬지요.. "육개장 재료 하나도 없거든요." 속으로' 이틀전에 육개장 먹었는데 무슨..' 하며 우나 침대 속으로 쏘옥~ 들.. 2009. 9. 14.
딸에게 쓰는 편지 나의 큰 딸 우나에게.. 우나야..엄마야.. 너에게 편지 쓰는 거 오랜만이네.. 기억나? 초등학교 1학년 때..윤병우 선생님.. 참 유별한 선생님을 만나 우리 우나도 엄마도 참 고생이 많았지? 그 당시에 하루에 평균 예닐곱 개 정도의 간단한 쪽지글 같은 걸 너에게 썼었던 것 같아. 매일매일 학교에서 배운 과목마다 노트마다 부모님 말씀을 써야 했지. 다른 엄마들은 정말 힘들어 했었지. 종건이 엄만 그러더라.. 나중엔 정말 할 말이 없어..참 잘했어요..정말 잘 했어요..너무 잘 했어요.. 그렇게만 썼다고..ㅎ~ 그러나 엄만 네가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마다 엄마의견을 쓰고 편지처럼 너에게 말거는 게 참 좋았어. 네가 그 글들을 가끔이라도 읽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커서 보면 나름 좋은 추.. 2009.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