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내남자 이야기231 내남자의 생일 잠결이였어요. 우나의 목소리.. "아빠, 시골할머니 전화예요." 난 새벽녘에 글 올리고 ..휴일이라고 괜한 늦잠에 빠져 비몽사몽인 채..이랬지요. "오늘 누구 생일도 아닌데 왠일이시지?" 어머님께서 이른 아침에 전화 오시는 경우는 가족들 생일때이지요. "미역국 먹었냐? " 하시며 생일을 꼭 챙겨주시지요. 근데요..참참 무딘 나는 .. '누구 생일도 아닌데 왜..'그러면서 우나랑 내남자가 깨어 왔다갔다 하길래 한 숨 더 자고 싶어 몽유병 환자처럼 우나방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마시던 내남자가 이러더군요. "오늘 아침에 육개장 먹고 싶은데.." 내가 쌀쌀하게 이랬지요.. "육개장 재료 하나도 없거든요." 속으로' 이틀전에 육개장 먹었는데 무슨..' 하며 우나 침대 속으로 쏘옥~ 들.. 2009. 9. 14. 미워도 사랑이다. 내일 도봉산엘 간다. 도봉산..그냥 막연한 그리움이던 도봉.. 내남자가 분명 자기랑 함께 올랐던 산이라는데.. 난 도봉을 오른적이 없는데.. 만원빵..내기를 했다. 당근 만원은 내 차지이고.. 근데..내남잔 어떤 여편네랑 도봉엘 올랐길래.. 나랑 올랐다구 저리 바락 우길까? 후훗~~ 여튼..그 전날 저녁.. 신발장 앞에 내 등산화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내남자가 나를 위해 베란다에 말려 두었던 내 등산화를 저리 가지런히 챙겨 내어 놓았다. 그 신발 사진..아무리 찾아도 뵈지 않는다. 아쉽게.. 그래서 다시 찍어 올린다. 마누라 등산 간다고..등산화 가지런히 챙겨주는 그 마음이.. 그 땐..그냥 씨익 웃고 말았는데.. 이제사 고마와..너무 고마와.. 눈물이 날라 한다. 그래서 사랑이고.. 미워도 사랑이다.. 2009. 7. 14. 또 한 잔 32 아이들 시험도 끝나고 마음도 여유로와 밤운동을 가기로 했어 운동이라기 보다 춤추러 가는 거지. 퇴근해온 내남자의 저녁상을 봐주고 서둘러 나가려니 운동 끝나고 한 잔 생각나면 전화하든지.. 훗~~이건 한 잔 하자는 프로포즈이지. 난 사실 술은 별루야.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내남자와 라페거리를 헤매며 분위기 좋은 바나 술집을 찾아 한 잔 하는 걸 즐기게 되었지. 오늘은 라이브가 있는 술집이 땡기는지.. 그리로 가자 하네. 아마 내가 라이브를 좋아하기때문에 나를 배려한 차원의 선택이였을거야. 두 세군데 들렀는데 다 분위기가 별루였어. 내가 술맛이나 안주맛보다는 분위기를 즐긴다는 것을 아는 내남자.. 이런 수고로움을 당연한 듯 여겨주니 고맙지 뭐야. 한 번 갔던 곳엔 가기 싫고 늘 새로운 곳을 모색하다 보니.. 2009. 7. 11. 한 잔 할까? 41 2009년 06월 27일 한 잔 할까..? 술을 즐기지 않는 우리 두 사람.. 그러나 자주 한 잔술을 찾는다. 동동주와 파전을 즐기는 내남자.. 멋스런 바에서 키핑된 양주를 마시는 그 분위기를 즐기는 나.. 어떤 술이든 한 잔 정도의 예의를 지키는 나.. 20여년 알아온 내남자의 술버릇.. 늦은 밤..전화벨이 울린다. 지지직~ 거리는 거친 음악과 술렁거리는 소음.. 내남자의 18번인 뜨거운 안녕이 굵은 바리톤음색과 알콜기운이 적절히 가미되어 더욱 멜랑꼬리하게 들린다. 노래가 끝나면 일언반구도 없이 뚝..끊기는 전화.. 잠시 후..다시 걸려온 전화.. '사랑해..씻고 기다려..뚝..' 늘 이런식이다..밉지 않은 내남자의 술주정.. 내남자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본 것은 꼭..세 번.. 언젠가는.. 2009. 7. 1. 외박한 날의 메세지 42 아람누리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무슨 보물을 발견한 듯 반가왔다.헬렌니어링과 스콧니어링의 삶과 사랑..나는 이부부에 대해서 무지한 상태였었다.어느날인가..나와 내남자가 주고받은 문자 메세지를 올렸었는데..어느분이 댓글란에..이렇게 써 주셨다. 이렇게 사시는 부부가 있군요... 음... 경외롭습니다... 주고받는 언어들이...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 부부의 삶을 다시 보는 듯 합니다... 아름답습니다... 그 후..가끔 그들 부부의 삶이 어떠했길래..우리부부에 비견해 주셨을까? 하는 궁금증을 품어왔었다. 비로소..그들 부부를 만나고 있는 중이다.그 분의 댓글은 지나친 과찬이였다.우리가 참 사랑하던 날들에 주고받은 문자가 다정해 보여..그리 과분한 칭찬을 내려주신 듯 하다. 문득 생각나..지난 .. 2009. 6. 23. 안녕..여보 44 ♡ 2008년을 보내며.. 내남자에게 보냈던 지난 편지글입니다. 요즘 편지 써 본지가 오랜 듯하여 문득.. 꺼내 보았습니다. 안녕..여보.. 어찌어찌 이 한 해도 저물어가네요. 유달리 힘들었던 일 년.. 고생많으셨어요. 당신으로 인해 행복했던 순간..많았어요. 나로인해 아팠던 순간..미안해요. 몸도 맘도 많이 수척해진 듯한 당신 모습 보면 내맘도 짠~해지곤 합니다. 스무살..철없던 시절에 만나 어느덧 23년이 흘렀네요. 변함없는 사랑..고마워요. 당신 사랑 깊어가는데 차마 깨닫지 못하고 그저 일상처럼 살아온 무딘 아내여서..또..미안해요. 당신이 내게 첫남자였듯이 내 마지막도 당신임을.. 물결처럼 흘러가다..잠시 출렁이다..다시 고요로와지면서.. 흘러흘러 예까지 왔네요. 당신이라는 울타리안에서 마냥.. 2009. 6. 4. 내남자 45 내남자.. 참 이쁘게 생긴 남자였지. 나 스무살..내남자 스물 둘..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한 듯한 환희.. 첫느낌은 그랬어. 늘 강의실 제일 앞쪽에 앉아 제일 크고 우렁찬 소리로 대답하던 내남자.. 부드러운 고수머리에 카키색 군복이 인상적이였지. 흰고무신을 신었었는지..그건 가물거려. 가정대 거울못에서 나누던 첫대화..기억해? 나에게 어머님 은혜를 불러주었었지. 뜬금없이.. 참 좋은 남자구나..착하구나.. 그 날의 풍경이 살아온 내내 잊히지가 않아. 살아온 나의 스무해가 마치 당신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였다고 느낄만큼.. 그렇게 당신과의 만남은 내겐 운명이고 숙명이라고 생각했지. 초원의 풀빛은 푸르러만 가던 연분홍 캠퍼스는 오로지 우리 둘만을 위한 배경으로만 존재했었지. 우리 둘.. 참 많이도 네잎클.. 2009. 5. 21. 혼자 중얼중얼.. 내 맘이 이럴 때.. 당신 맘은 오죽할까.. 그래도 난 나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야.. 우나땜에 힘들고.. 우나..요즘 마음 못잡고 마니 방황하구 있어.. 자꾸..사는 목적이 없다 그러구..걱정되네.. 당신 마니 힘들텐데.. 회사일에..집안일에..춘천일에.. 당신 건강도 걱정이구.. 요즘 참 힘들다.. 당신은 더 힘들지..? 아무것도 못하는 못난 아내라서 미안해.. 우나가 걱정이야.. 요즘애들 의지가 약하구.. 감정조절도 잘 못하구.. 요즘 이상한 소리해서..걱정되네.. 회사일 잘 풀렸으면 좋겠다. 행복이라는 것도..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더라.. 우나 지금 너무 중요한 시기인데.. 내가 좀 더 좋은 아내가 되도록..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미안해..여보..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힘내..라는 .. 2009. 3. 22. 주말 이야기 -호수풍경- 산행계획을 세웠다가.. 김연아선수 경기 본다구 내일로 미루고.. 늦은 오후..한강고수부지로 인라인이나 타러갈까..하다 그것도 여의치 않아.. 호수공원 산책하구..내남자 이발하구..저녁이나 먹구 오기로 한다. 내 얼굴이 불만으로 퉁퉁 부었다. 또 궁시렁거린다. 한강변을 달리고 시펐는데..씽씽~ 맨날 가는 호수엔 뭔 재미로 가냐구..툴툴~ 내 표정을 흉내내며..재미있어한다. 오늘 종일 안개가 내렸다.늦도록.. 세상이 몽환적이였다. 난 이런 흐릿한 날이 좋다. 세상이 얇은 장막에 쌓인 듯한..이런 우울한 날을 좋아한다. 병이다. 그런데..잘 나온 거 같다. 오늘..호수풍경은 여느날 보다 더욱 아름답다. 안개탓이리라.. 호수위엔 물오리들이 한가롭다. 물오리들의 오후 한 때가 또 그렇게 그림같다. 새들의 지저귐도.. 2009. 2. 8.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