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풀꽃 이야기397 비와 무궁화 아파트 입구에 무궁화나무가 서너 그루 있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키도 작고 그리 탐스럽지도 않다. 그동안 오며가며 흘낏 시선만 주었는데.. 비 내리는 하루.. 함초롬히 비에 젖은 무궁화 꽃이 어여쁘다. ♥ 1594 100일 동안 끊임없이 꽃을 피우는 무궁화.. 꽃말은 섬세한 아름다움.. 비가 내리면 세상이 더 아름다와 보인다. 비에 젖은 세상이 더 아름다와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비가 내리면 세상이 더 슬퍼보인다. 비에 젖은 세상이 더 슬퍼 보이는 건.. 빗물이 눈물과 닮아서일까.. 비에 젖은 무궁화가 유난히 아름다왔던 하루.. 무궁화도 나도 비에 젖던 하루.. - 벗 님 - 2017. 8. 1.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루드베키아(천인국) 장충동 족발집 앞에는 온갖 꽃들이 난무하다. 주인장의 마음이 꽃과 같이 어여쁠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을 만큼..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많은 꽃들이 피고 지는 곳이다. 그 집 앞을 지나는 길.. 루드베키아꽃이 자꾸 내게 말을 건다. ♥ 1593 처음 호수공원 뒤편 둑길에서 루드베키아 꽃을 만난 날.. 해바라기 꽃이랑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느 분이 루드베키아라는 꽃 이름을 가르쳐 주셨지만.. 왠지 낯설고 정이 가지 않던 꽃.. 아마도 추억이 없는 꽃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여전히 정은 덜 가지만 한여름 뙤약볕에 꽃잎을 축축 늘어뜨리며.. 자기의 한 시절을 살아내고 있는 루드베키아 꽃.. 한창 생생할 적엔 오히려 눈길이 가지 않더니.. 저리 축축 늘어지니 괜히 마음이 간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 세.. 2017. 7. 31. 칠월 장미 능소화가 피고 지는 칠월의 한가운데.. 장미꽃이 피어 있었어요.아니.. 지고 있었어요. 칠월의 장미는 뜨거운 칠월의 태양 아래.. 꽃잎이 타들어가고 있었어요. 처참했고 무척 고통스러워 보였어요. ♥ ♬~장밋빛 우리 사랑/심수봉 언젠간 떠나갈 인생이지만 되도록 오래 남아줘요. 때론 바라보며 때론 기다리며 이대로 이렇게 지켜줘요 단 하나 당신 내 사랑 당신 영원히 내 곁에 있어줘요. 오늘은 왠지 울고 싶어요. 당신의 품이 슬퍼져요. 어느 누구도 장미를 꽃의 여왕이라 부르는 것에 토를 달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장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 그 탐스러움과 싱그러움과 그 그윽한 향기와 우아한 자태를 부정하진 못하니까요. 장미의 계절이 지난지도 오래인 듯한데.. 여직 남아 마지막 정염을 불태우고 있는 듯 .. 2017. 7. 25. 능소화2 아파트 숲에선 능소화를 만나는 일이 귀하다. 해서 여기 아파트로 이사 오곤 능소화를 만나질 못했다. 물론 집 근처의 초등학교 높은 담장 위에 핀 능소화를 만난 적은 있지만.. 그건 미국능소화? 라던가.. 여튼 꽃이 작고 길고 별로 탐스럽지 않았었다. 그래도 능소화라 반갑긴 했었다. 해서 그냥 오며 가며 능소화를 만날 거란 기댈 아예 하지 않았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우리 바로 앞동의 현관 입구에 이렇게 버젓이 능소화가 피어있었다. ♥ 1584 우리 바로 앞동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을 지날 일이 거의 없으니 여기에 능소화가 피는지.. 지는지.. 지난 2년간 까무룩 몰랐다. 주택가 담장이나 대문 곁에선 종종 만나지는 능소화.. 옛돌 담이나 흙담 위에 휘휘 늘어지듯 피어 있으면 금상첨화 운치가 있지만.... 2017. 7. 24. 능소화 내 남자랑 밤 산책을 하며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만난 능소화.. 반가워 얼른 폰으로 두 세 컷 담고는.. 마누라가 따라오는지 마는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뒤도 안 돌아보고 저만치 걸어가는 내 남자를 쫓아간다. '내일 아침 일찍 와서 능소화 담아야지..' ♥ 1581 해뜨기 전 아침 일찍 와야지 해놓고선.. 쏭이 알바 가는 거 보구.. 내 남자 사무실 가는 거 마중하고.. 대강의 집안일 마름 하고.. 느긋한 주말의 아침 교보문고 가는 길에.. 어저께 보아둔 능소화를 담으러 왔다. 이미 능소화의 계절이 이울고 있는 시절인 듯.. 툭툭 땅으로 떨궈진 능소화 꽃잎들.. 한 잎 두 잎.. 잎으로 떨구는 꽃들보다.. 통째로 툭툭 떨구는 능소화.. 온몸으로 울고 있는 듯한 꽃잎이 더욱 애절하다 구중궁궐 담장 안에 .. 2017. 7. 24. 뽀리뱅이(박조가리나물) 뽀리뱅이.. 박조가리 나물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순박함.. 꽃말처럼 참 수수하고 순박하게 생겼다. 우리 아파트 상가 뒤편 주차장에서 담았다. ♥ ♬~김광석 /먼지가 되어 내가 만난 뽀리뱅이는 거의.. 이렇게 담장에 기대거나.. 시멘트나 돌틈 사이에서 피어난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눈길이 가는 녀석이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 속에서 꽃을 피워낸 풀꽃들을 보면 더욱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간다. 기특하고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4월에서 10월까지 끊임없이 꽃을 피운다고 하니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전력투구하는 풀꽃에게서.. 작은 가르침을 받는다. 열심히 살아야지.. 어떠한 고난이나 역경 속에서도 풀꽃처럼 살아내야지.. 강인해야지.. - 벗 님 - 2017. 7. 15. 애기똥풀 운동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햇살이 하늘 꼭대기 있을 정오 시간.. 이 시간이면 으례 집으로 향한다. 2단지 입구 울타리에서 만난 애기똥풀.. ♥ 나는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는 편이다. 아주아주 오랜 된 습관이다. 해서 공복에 2시간 운동하고 집으로 가는 길은 허기지고.. 집에 가면 무얼 맛나게 먹을까.. 발걸음마다 그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무얼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주로 그때그때 가장 땡기는 걸로 식사를 대신하는데.. 오늘은 마침 2단지 장이 서는 날이다. 장날 오시는 떡볶이랑 순대 파는 아줌마 생각이 난다. "그래, 오늘은 순대로 정했어." 순대 사러 공원길로 해서 가는 길.. 2단지 입구에 애기똥풀이 노오랗게 지고 있다. 도심에선 만나기 어려운데 반가운 마음에.. 이젠 조.. 2017. 7. 13. 파리바게트 앞의 민들레 집 바로 앞에 파리바게트가 있어 편하다. 간혹 늦잠을 자거나..아침밥을 짓기 싫으면.. 식빵을 사러간다. 간단히 프랜치 토스트를 굽기 위해서.. 그렇다고 내가 자주 아침으로 빵을 내놓는 건 아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이날도 식빵을 사들고 나오는데.. 파리바게트 가게 앞 데크 아래 민들레가 노랗게 웃고 있다. 반가워서.. ♥ ♬~ 민들레 홀씨되어 - 박미경- 이른 봄 가장 먼저 피고 가장 많이 피고 가장 오래 피는.. 민들레.. 홀씨 되어 하얗게 흩날리운지도 오래인 듯한데.. 이른 아침 예기치 않게 만난 노란 민들레가 예뻤다. 적응력 뛰어나고 강인한 민들레의 속성이 참 마음에 든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겠다던 캔디의 밝음과 강인함과 긍정성을 지닌 꽃이다. 민들레는.. - 벗 님 - 2017. 6. 26. 철 모르는 목련 6월 20일.. 빵 사러 파리바게트 가는 길이다. 어랏? 설마? 그런데 정말 목련꽃이다. 봄날 다 지나고 여름날이 한창인데.. 4월 목련이 6월의 한가운데 피었다. ♥ ♬~ 4월의 눈/허각 주르륵 흘러내린 내 눈물마저 차가운데 내게도 봄날이 올까요 따스한 봄날이 올까요 지난 봄날 목련이 참 탐스러이 피던 목련나무.. 자기의 계절이 다 지난 후에.. 늦둥이로 피어난 한 송이 목련꽃.. 신기했다. 빗방울 몇 방울 듣는 듯 하더니 금세 그친 하루.. 덥다고들 하지만 아침저녁으론 가을날처럼 선선하다. 그 탓일까.. 순진무구한 목련꽃 한 송이.. 자기의 계절로 착각하고.. 철없이 피어난 모양이다. - 벗 님 - 2017. 6. 26.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