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1755 울 엄마 울엄마에게는 다섯 딸과 한 아들이 있다. 다섯 딸들이 다 원앙같은 짝을 만나 그 아래 알밤같은 자식 둘씩을 낳았다. 그러니 다섯의 백년손님이 있고 열 명의 손주가 더 있다. 그리고 지금 엄마랑 한 집에 사는 두 남자.. 울아빠랑 아직 미혼인 울엄마의 유일한 아들 막내 태야가 있다. 울엄마는 올해 예순 넷이다. 스물 둘에 시집을 오셨으니 울 아빠랑 마흔 두해를 함께 하신셈이다. 그당시 스물이 넘으면 시집가기 늦은 노처녀 취급을 받으셨다고 한다. 어느날..농번기에 이웃마을 청년들이 품앗이를 왔고 .. 외삼촌과 친구 사이던 이웃마을청년인 울아빠를 보신 외할머니는 담박에 울아빠가 마음에 들어 그렇게 성사된 백년가약.. 그 당시 울엄마의 마음안에는 몰래 품은 연정이 따로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호랑이같은 외할머.. 2009. 9. 28. 뚜레쥬르 창가에서 2 에스프레소..오늘 내가 선택한 커피.. 언제나 달콤한 캬라멜 마끼야또나 거품 많은 카푸치노.. . 아니면 다이어트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선택하던 내가 문득 쓰디 쓴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 앙증한 커피잔 속에 한모금이면 바닥날 것 같은 양의 에스프레소.. 커피내리는 남자가 살짝 배려해준 하얀 크림.. 한 모금.. 쓰다..정말 쓰다.. 순간 ..아메리카노나 시킬 껄..후회가 스친다. 나의 핸드폰..몇개째지..? 하나..둘..셋.. 그래 이게 내 생애 네번째 핸드폰이다. 저 핸드폰 속에 뭐가 들어 있을까..? 한 때..내남자가 무척 궁금해 했었지.. 난 마지막 자존심처럼 내 핸드폰을 사수했지.. 정말 무슨 엄청난 비밀이라도 담겨있는 것 처럼 .. 실상은 정말 공허하고 외로운 ..정말 심심한 내 핸드폰인데.. 한.. 2009. 9. 22. 뚜레쥬르 창가에서 1 어제처럼 ..그제처럼..언제나 처럼.. 뚜레쥬르 창가에 앉아 거리풍경을 바라본다. 비내리는 오후의 우산 속 풍경이 이쁘다. 열 여섯즈음이였을까? 그 당시 청춘스타였던 조용원이 여고시대인가.. 여학생인가..이제는 가물거리는 기억속 잡지 속에서 그 당시 제임스딘의 반항을 연상시키던 청춘스타였던.. 이젠 까무룩히 잊혀진 또래 남자배우와 우산 속에 서있던 풍경이 오래 내 가슴에 비처럼 젖은 채 머물러 있다. 옅은 초록비를 배경으로 둘이 함께 쓰고 있던 우산..그 유록빛 우산.. 그 날부터 시작되었던 우산에 대한 나의 애착 고시공부하던 내남자를 만나러 수정사가던 길에 버스정류장에서 잃어버린 까만 바탕에 커다란 보라와 분홍 꽃잎이 두어장 그려져 있던 우산 친구들이 이쁘고 특이하다고 말해주던 그 우산 안타까워 하는 .. 2009. 9. 21. 내남자와의 산행-소요산 샤론언니와의 산행약속을 취소하고 내남자와의 산행을 택합니다. 산꾼들과의 산행은 산행다운 짜릿함과 낯선이들과의 새로운 교감이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내남자와의 산행은 묵묵한 사랑이 있어 비할 바가 없지요. 차로 한 시간여 달려간 소요산..사유지라며 입장료를 받네요 자재암.. 2009. 9. 17. 숨은벽에서 노적봉까지 샤론 언니도 나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을 만큼..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산행하기 전 필수코스..준비운동.. 대장님의 구령에 맞추어 뻐근한 몸을 유연히 풀고 있다. 나를 포함해 오늘 처음 오신분들..어찌 여자분들만 오셨네.. 대장님과 기념촬영..난 물론 부재 .. 2009. 9. 9. 눈에 대한 기억 난 내 아이들이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눈만은 나를 닮길 바랬었다. 물론 내남자의 눈도 짙은 쌍겹에 큰 눈망울에 ..참 이쁘긴 하다. 늘..어릴적 동네어른들이 백만원짜리 눈이라며 칭찬이 자자했다고 자랑이다. 그 당시엔 백만원이 가장 큰 돈인 줄 알았던 시대였다며.. 음~~이건 또 자.. 2009. 9. 7. 내남자와의 산행-북한산 대동문 우리 내일 산행할까..? 오랜만에 내남자와 함께하는 산행.. 몸도 맘도 그럴 여유가 없다며 거절하더니.. 함께 간다 하니..내 맘이 기뻐한다. 북한산행 버스.. 벌써 몇 대를 그냥 보냈는지..사람들이 참 많다. 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내남자의 발걸음에 속도를 맞추어 본다. 혹여 힘들어 할까.. 2009. 9. 4. 내 인생의 여행 (上) 백일에 엄마랑 이모랑 내 인생의 여행.. 얼마나 긴 여정이였을까.. 돌아보면 한걸음에 달려 온 듯 ..섬광같은 찰나찰나들이였다. 이제 가을의 정점인 음력 9월 9일이면..42년간의 여행에 또 하나의 쉼표를 찍을 수 있다. 내가 울엄마에게 참 감사한 것 중의 하나가..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그 계절이 절정에 이르는 중양절에 나를 낳아주신 것이다. 국화가 가장 만발한 날에..잠자리 날개 같은 도포자락 휘날리며.. 옛선비들은 산으로 들로 나가서 국화에 대한 시를 읊었고.. 마음 붉어 언제나 설레이는 동네 처녀들은 화전놀이 가고.. 마음 분주한 동네 아낙들은 국화주를 담그고 국화전도 부치고.. 이렇덧 온 산야에 국화 만발하여 그 향에 세상도 사람도 취하는 그토록 아름다운 날..중양절에 내가 태어났고.. .. 2009. 9. 3. 울 아빠 울 아빠.. 난 울아빠를 많이 닮았다.. 난 언제나 울엄마를 닮고 싶어했었다. 울엄마는 나와 너무 달랐고.. 울아빠는 나와 너무 닮았기에.. 나와 너무 다른 울엄마는 언제나 내 동경의 대상이였다. 스무살 내 자취방을 늘 지켜주던 울엄마와 외할아버지의 사진.. 나는 울아빠의 사진은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이 나는 울아빠를 쏘옥 뺐으니까.. 나는 나와 닮은 아빠를 닮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울아빠는 내게.. 여리디 여린 마음과 착하디 착한 성정을 주셨다. 나는 참 여리고 나는 착하다..착한 거 같다.. 나와 아빠가 다른점이라면.. 아빠는 세상에 많이 속으셨지만.. 나는 울아빠 보다는 많이 영악하다.. 나는 잘 속지 않는 편이다.. 사람도.. 세상도.. 잘 믿지 않는 편이다. 그것이 내가.. 2009. 9. 1. 이전 1 ··· 184 185 186 187 188 189 190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