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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325

은하수가 그리운 이미 배가 부른 아이들은 마당에다 텐트를 치고.. 아이들만의 즐거운 놀이에 빠져 있고.. 차 한 잔을 나누며 나와 동생들은 어릴적 이야기에 여념이 없다. 어쩜..아주 어렸을적 일인데도 동생들은 나보다 더 생생히 기억하고들 있었다. 여름밤.. 옥상에 아빠가 직접 만들어주신 평상에 나.. 2009. 8. 22.
가재에 얽힌 기억 하나 추억 하나 문득 ..아주 오래되어 가물거리는 사건 하나가 떠오른다. 열 살 안팍의 아이들 셋이 산속에서 길을 잃어.. 삼개월만인가..찾아내었는데.. 뼈만 앙상하게 말라버린 갸냘픈 아이들에게.. 그동안 산속에서 무얼 먹고 살았냐고 물으니.. 가재를 잡아 햇볕에 말려 나누어 먹었다고.. 한 마리 밖에 못 잡은 날은 그 가재 한 마리를 세 등분하여 먹었다는.. 참 가슴 시큰한 오래된 이야기 .. 와아~~정말 큰 놈이다. 내가 내 손으로 가재를 잡아 본 적이 있었던가..? 가재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통통한 개구리 뒷다리 연탄불에 구워 먹어본 기억은 있다. 개구리 낚시..그거 참 재미났었는데.. 엄마가 바느질할 때 쓰시던 명주실에 쑥을 찧어 돌돌 콩알만큼 말아서 매달아.. 가만히 쉬고 있는 개구리 눈 앞에다 흔들거리고 .. 2009. 8. 22.
자취방 풍경 (下) 겨울 새벽이면 달그락달그락..주인집 노할머니의 연탄불 가는 소리.. 자명종소리와도 같이 우리의 새벽잠을 깨우던 그 소리가 몸과 맘이 유달리 추운 우리 자취생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따스함이였고 온정의 소리였다. 집에 다니러갔다 올적이면.. 싸늘히 식은 방을 언제나 때맞춰 데워주시던 등이 굽은 노할머니.. 덕분에 우리는 늘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가 있었다. 젊은 날에 청상이 되셨다는 눈이 예쁘시고 성격 좋으시던 주인집 아주머니..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지만 본업은 시인이라는 아들과 그의 아내인 시집 온 지 얼마되지 않은 키가 크던 언니.. 그리고 얼마 후에 태어난 토실하고 눈이 땡그랗던 손주 태민이.. 그렇게 다섯식구 4대가 살던 집.. 말해 무엇하랴..그 집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을.. 온 마당이 과수원이였고.. 2009. 7. 13.
나의 자취방 (上) 대학시절..난 자취를 했었다. 전원생활을 동경했었고 목가적인 풍경을 좋아했던 나는 자취방을 고를 때.. 정원이 딸린 마당이 예쁜 집을 선호했었다. 학교앞..언제나 지나치며 바라보던 과수원과 온갖 초록나무들로 울타리를 엮어놓은 듯한 그 집.. 어느날 마법에 끌린 듯 ..그 집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우리 둘.. 들어가는 오른쪽 입구에 오동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내 키만한 이름모를 나무들이 양옆으로 나란한 숲속 오솔길 같은 곳을 통과하면 오른 쪽으로 제법 나이든 매화나무가 두어그루 있었고 살구 나무..앵두나무가 풍경으로 서있었다. 그 과실나무들 아래에는 키작은 딸기가 빠알갛게 익어가던.. 마침 주인 아주머니께서 동그마니 움크리고 딸기를 따고 계셨었다. "집구경 좀 해도 되나요..?" 넓은 마당 가운데는 둥근 화.. 2009. 7. 9.
춤에 대한 기억 어릴 적 부터 춤 추는 걸 좋아했다. 본능적으로 음악이 나오면 몸이 반응을 했다. 지금이야 그러지 않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길을 가다가 흥겨운 음악이 나오면 몸이 절로 반응하는 나의 댄스 본능.. 초등학교 시절.. 연이랑 나는 뒷산 감나무 아래에서 춤 연습을 하곤 했다. 그 시절.. ♪함께 춤을 추어요..개구장이..날 보러 와요..♬ 등등.. 우리는 우리 나름으로 안무도 짜가며..어스름이 지도록 춤을 추었었다. 학교소풍 때면 어김없이 아이들 앞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춤솜씨를 발휘하곤 했었던 연이와 나.. 그 당시 70년대..치맛바람이 한창이던 때.. 내 짝꿍..영주의 엄마는 매일 점심마다 선생님 도시락이랑 보온병에 커피를 타올만큼.. 그 시절 치마바람의 대표주자였었다.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린 내 짝꿍 영.. 2009. 7. 4.
추억상자속 보물 하나 83년.. 그러니까 내가 여고 일학년이던 어느 점심시간.. 내 짝꿍이 나를 그려주겠다기에 아마 저런 표정으로 앉아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의 초록빛 교정에는 해오라기의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나 아님 해바라기의~ 모두가 사랑이예요 ♬~라는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을 것이다. 추억상자를 열어보니 저 그림이 눈에 띄였다. 내 작꿍이 연습장에 그려준 열 일곱살의 나.. 뭐든지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는 습성이 베인 나는.. 저 그림을 코팅해서 간직했었다. 코팅을 했어도 누렇게 빛바랜 모습 열 일곱살의 나는 여전히 슬픈 눈을 하고 있다. 문득 그 시절 친구들이 나에게 붙여준 별명들이 떠오른다. 초롱이..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고 해서.. 백곰이나 곰숙이. .이건 내 성과 연관된 별명 ..내 성을 뒤집으면 '곰.. 2009. 6. 15.
스승의 날 선물 지난 스승의 날 전야의 풍경이다 쏭이랑 나는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만들기로 한다. 예전엔 비즈 공예로 목걸이 귀걸이 셋트를 만들어드리곤 했었는데.. 요즘엔 천연비누로 선물을 대신한다. 쏭이가 선물 담을 상자를 만들고 있다. 우나는 작년까지는 편지도 쓰고 선물도 챙겨 가더니만.. 올해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선물 드리는 아이는 저 하나밖에 없더라며.. 창피하다고 완강히 거부한다. 스승의 날이면.. 난 항상 선생님께 자필편지와 직접 만든 비즈공예나 천연비누를 드려 왔었다. 선물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냥 최소한의 예의일 뿐인.. 아주 작고 소박한 것이기에 부담없이 드리곤 했었는데.. 선물 보다는 나의 편지를 ..선생님들은 좋아하시는 듯 했다. 가끔 학교일로 마주치는 선생님들의 우호적인.. 2009. 5. 26.
나를 찍다 2008년 5월.. 쏭이 운동회 다녀와서 우나 어질러진 방에서..내가 나를 찍는다. 자주 우나 방의 거울 앞에 선다. 왜냐면..이 방 거울 앞에 섰을 때가 가장 이뻐보이기 때문이다. 가끔 나를 찍어주던 ..저 핸드폰은 망가졌다. 파~삭~ 이유는 말 할 수 없다. 너무 속상하다. 저 핸폰 속에 저장되어있던 친구들의 전번이.. 다 날아갔다. 영구보관함에 저장 되어 있던 친구들의 문자와도..영영~이별했다. 그 날..난 아이처럼 엉~엉~울었다. 내 친구 번호 돌려달라고.. 참 오랜만에..아이처럼 데굴데굴 구르며..발을 동동 구르며.. 악을 바락바락 써가며..울고 울었다. 내남자도.. 딸들도.. 그런 나를.. 머엉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2009년 5월.. 또 쏭이의 운동회 후.. 아파트 엘리베이트 안에서 내가 .. 2009. 5. 4.
내가 만든 천연화장품 우리 우나는 엄마표 화장품의 애호가이다. 화장품이 동이 날라 하면..빨리 만들어 내라고 며칠 전 부터 난리를 피운다. 한창 멋 부릴 시기이니.. 얼굴에 뾰루지 하나만 생겨도 얼마나 법석을 피우는지.. 세 달에 한 번 꼴로 화장품을 만드는데.. 재료..꺼내 준비하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4년 전..나..한창 골프에 미쳐 있을 때.. 인도어에서 만난 언니들이랑 우연히 배우게 된 천연비누랑 화장품 만들기.. 왕언니는 손녀딸 아토피땜에.. 나는 마침 우나가 여드름이 한창이던 때라.. 우나를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날 이후..거의 모든 화장품은 자급자족하고 있다. 스킨..로션..영양크림..썬크림..아이크림..립밤..비비크림..기타등등.. 만들 때마다 레시피를 다시 숙지하구.. 저번에 무슨 이유에.. 2009.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