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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421

집 떠나는 날 -발인- 세째날.. 발인하는 날.. 할머님 14살에 시집 오셔서 99살까지 그렇게 85년을 살던 집을 떠나시는 날.. 영원히..영원히.. ▶◀ 발인하는 날의 이모저모 할머님의 며느님들.. 이른 잠을 깨우시고.. 빈소를 지키시고.. 모두 우리 시댁식구들이다. 발인하기 전..아침식사를 하는 모습 의성 작은 아.. 2009. 11. 10.
할머님 먼길 가신 날 첫째 날 내남자로부터의 부재중 전화..전화를 하니.. 할머님 부고 소식을 듣고 집으로 오는 중이란다. 올해로 99세..백수를 두 달 앞두고 그러나 천수를 다하시고.. 그렇게 정결하고도 고요히 가셨으니 무얼 더 바랄까.. 하교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내남자의 고향..의성으로 향한다. 둘째 날 군에서 소문난 효부이시던 앞서 가신 큰어머님.. 그리고 너무나 인자하시고 고요하시던 큰아버님.. 두 분께 드리는 효행패.. 화환들.. 보낸 이들의 이름이나 상호가 더욱 눈에 들어 온다. 할머님의 아드님과 사위들이 지키고 있는 영정.. 참 복되이 살다 가신 할머님.. 다섯 아드님 중에 세째 아드님은 젊은 날에 먼저 보내시고.. 그것이 살아 늘 아프셨을 것이다. 그 세째 아드님의 아들..경목씨.. 나 시집 오기전 부터 알았던.. 2009. 11. 9.
참 다행한 일이다. 엄마네 집에 하루 지내고.. 밀양 홍주네에 잠시 들렀다 올라가기로 한다. 가을산,,가을하늘..가을구름.. 세상은 가을로 가득하다. 저 산아랫자락에 내동생 홍주네 집이 있다. ♥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그들만의 놀이에 빠져든다. 저 앞으로 보이는 산들.. 운문산 가지산 백운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곳.. 영남알프스라 불리기도 한다는데.. 참 아름다운 곳에다 터를 잡아.. 해마다 때마다 우리가족들의 팬션..콘도..별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곳.. 나는 오늘도 저 먼산을 바라본다. 집 주변이 온통 사과밭이다. 밀양얼음골 사과.. 달콤새콤 톡 쏘는 듯한 그 맛은..그야말로 일품이다. 독톡한 이곳의 기후가 전국에서 제일 맛난 사과를 키워낸다고.. 정말 내 생애 최고의 사과 맛이라고..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 2009. 10. 22.
내 동생 홍랑이 <여섯 살 무렵의 나..뒷동산에서.. 홍랑이랑 ..> 둘째 홍랑이가 요즘들어 자주 피곤해 한다며 엄마가 걱정을 하신다. 아마 저번 수술 휴유증인 거 같다며.. 둘째 딸이지만 정작 울집 맏이노릇.. 어찌보면 장남노릇까지 다 하는 언제나 든든한 우리 홍랑이.. 그러고 보니 우리 랑이도 어.. 2009. 10. 19.
친 정 친정.. 아직도 이 말이 나는 낯설다. 엄마네 집에 왔다. 오늘 마침 손님을 치루기로 한 네째 홍주네만 빼고 다들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겨 맞아준다. 어린 조카들이 수줍은 듯 반기며 안겨든다. 한 놈씩 안아 주며 ..더 어린 것들은 입맞춤도 하며.. 내 가슴에 안기는 눈물처럼 정겨운 내 피붙이들이 나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다섯 살 율이가 서울 누나들을 위한 케잌을 준비했다고 한다. 동그란 쵸코케잌 앞에 동그랗게 모인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인생은 그저 저 쵸코케잌처럼 달콤하기만 할지어다 아빠가 뵈이지 않으신다. 너무 여리고 정이 유별하신 아빠가 우리식구를 얼마나 기다리셨을지 아는데.. 아빠는 일 때문에 며칠 출장 중이시란다. 전화가 와서는 자꾸 여기 저기가 아프시다고 하신단다. 막내 태야가 "그럼 .. 2009. 10. 19.
99세 되신 시할머님 아흔아홉 되신 시할머님이세요. 14살에 14살 동갑내기 할아버님께 시집 오셔서 5남 2녀를 낳고 85년을 살으셨네요. 아직은 젊었던 네째 작은 아버님.. 나 시집와서 세해째인가 천수를 다하시고 고요히 세상의 숨을 다하신 할아버님.. 그리고 가혹한 시집살이에 허리가 굽으셨던 너무나 인자하시던 큰어머님.. 이렇게 세 분을 앞세우시고.. 할머님은 여전히 살풋 담은 밥 한공기는 다 드실만큼 건강하십니다. 예전엔 그 많은 손자며 손부 증손주들까지 물어가며 기억해 내시더니.. 이젠 인사를 드려도 누가누군지 못알아 보십니다. 명절에 다 모이면 몇 명이나 되는지 그 수를 못 헤아릴만큼 대식구이니까요. 처음 시집와서는 세어보니 서른 몇 명인가 그랬었는데.. 이젠 그 많던 시누들은 다 시집가고.. 언제나 막내이던 내 밑으.. 2009. 10. 1.
마당에서.. 얼음골을 다녀 온 후..평화로운 오후 한 때..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놀이에 빠진 아이들은 지칠 줄도 모른다. 오자마자 엄마는 옷을 갈아입으시고..다시 텃밭으로 향하신다. 배추랑 무씨를 뿌릴거라시며.. 우리 우나를 제일 따르는 체리..우나 옆에 꼭 붙어서 먼산을 바라 본다. 가끔 체리도 나처럼..저렇게 아득한 눈빛으로 먼 산을 바라보곤 한다. 짧았지만 어쩌면 한평생이였을 수도 있는 자기 삶을 반추하고 있는 지도.. 겨우 한 달된 새끼로 우리 품에 안겼던 체리.. 어느덧 9년..체리는 이제 많이 수척해졌고 늙어 보인다. 이제는 헤어질 때면 다음에 또 볼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깊이 오래 쓰다듬으며 아프게 작별인사를 한다. 우나도 얼핏 그런 말을 흘린다. '엄마..체리 다음에 올 때까지 살아있.. 2009. 8. 28.
얼음골에서의 단상 아이들과 얼음골로 가기로했다. 밀양 얼음골.. 풍혈현상으로 인해 여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는 곳.. 내남자의 고향에 있는 의성 빙계계곡과 같은 불가사의한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곳.. 명의 허준이 스승인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는 곳.. 그리고 가범귀소지맘님의 풋풋한 사랑추억이 서린 곳.. 올라가는 입구에 펼쳐진 계곡.. 이렇게 넓고 깊고 푸른 계곡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으리라.. 나 또한 처음 만나는 초록빛 계곡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깊어 들어가지 말라는 빨간 부표.. 하지 말라면 꼭 더 하고픈 젊은 청춘들.. 사진에 담지 못하였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저 바위 절벽에서..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다이빙 시범이 이어지고 있었다. 젊음이란 이름으로 행하는 도전과 용기.. 패.. 2009. 8. 26.
울엄마 아빠의 텃밭 언제나 이른 아침을 깨우시는 울엄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산행을 거르지 않으시는 울엄마.. 오늘은 동생네 동네를 한바퀴 휘이~ 산책하시는 걸로 대신하시나 보다 아빠가 심어 놓으신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보다 더욱 고우신 울엄마.. 마치 엄마를 향해 아침인사를 하는 듯 고개를 일제히 엄마쪽을 향하고 있는 해바라기들.. 홍주네집 바로 옆의 땅은 울엄마 아빠의 텃밭이다. 동생네 온 이후로 줄곧 밭에서 일만하시는 아빠.. 어제는 종일을 잡초를 뽑으시더니.. 오늘도 제 몫을 다한 옥수수를 처리하시느라 분주하시다. 산책을 끝낸 엄마도 옷을 갈아 입으시고 아빠가 살뜰히 갈무리 해 놓으신 밭에다 배추씨와 무씨를 뿌리시고 계시는 중.. 노란 호박꽃.. 올해는 이상하게 호박이 몇 개 열리지 않았다고 걱정을 하신다.. 2009.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