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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모놀로그/☎독백1

가여워라

by 벗 님 2014. 7. 22.


 

 




이 사진을 찍은 지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전엔 매일매일 마주치던 녀석들이다.

무슨 공방같은 곳인데..

하루온종일 저 창가에 서서 저 녀석들이 하는 일이라곤..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일이다.


사람이 지나가면  두 놈의 시선이 똑같이 그 지나가는 행인을 쫓는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야에서 멀어지면 다시 정면을 응시한다.

로봇처럼 두 놈이 고개 돌리는 각도나 표정이 거의 흡사하다.

 

 

그러나 이제 저 녀석들에겐 그나마의 행인구경의 기회도 박탈당했다.

그냥 운치있게 담장 없이 저리 조각품이나 기왓장같은 것이

낮은 담장역할을 하던 것이..

어느 날 높다란 벽돌담장이 올려지고 저 두 놈을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마찬가지로..저 두 놈도 이제 더 이상 지나가는 행인구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가여워라..

 

 

 

 



 

 

♬~ Gary Schnitzer /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내가 아침이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베란다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다.

 

내가 창가의 컴 앞에 앉았을 때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커튼을 걷고 하늘을 바라 보는 일이다.

 

내가 저녁무렵 사위가 고요해지면 항상 하는 일도


창밖의 어둔 밤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다.

 

살며 마음이 갑갑하거나 우울하거나 슬퍼질 때..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며..

 

막힌 가슴 답답한 마음의 숨통을 틔우는 것이다.

 

창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숨을 쉬는 일과 같은 것이다.

 

 

자유는 고사하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 조차 박탈 당한 저 녀석들이..

 

나는 너무 가엾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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