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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한 해의 마지막 밤을

by 벗 님 2014. 1. 26.

 

 

1986년 12월 31일과 1987년 1월1일의 교차로..

 

 

 

 

♬~~ 얼마나 좋을까 /이수영

 

 

촛불 하나 밝혀두고 소망처럼 바라본다.

녹아흐르는 촛농 속에 나의 생이 흐르고 설익은 내 청춘의 한 장이

또 그렇게 흐른다.

 

사랑받았다.

그토록 간절하던 목마름이 이제금 축여졌지만

그러나 모든 건 미숙했고 그래서 불완전했다.

괴롭고 두려워서 울어버렸고 원망도 해보았지만

나는 끝내 용서해야만 했다.

 

못잊을 추억이 너무 많다.

때론 너무 행복해서 세상사를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슬픔과 고뇌가 오히려 많았었다.

 

 

 

 

 

 

 

 

 

 

너무 많이 울어버린 한 해였다.

사랑받았기에 행복했고 두려웠고 슬펐다.

 

첫 대학의 한 해는 이렇게 사랑에 매달려..

아니 거기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

울고불고 방황해버렸다,

그러나 낭비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후회도 하지 않을려고 한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그애와의 추억 뿐이다.

이제금 오랜 이별을 하게 되었지만..

난 이 헤어짐을 오히려 반기고 있다.

그 이유는 보다 가치로운 만남을 위해서이다.

그애와 내가 좀 더 성숙하기 위한 것이고..

 

만남 뒤의 이별..

이것은 어차피 와야할 숙명인지도 모른다.

 

 

 

 

 

 

 

 

 

 

 

 

 

 

 

촛불 앞에서 이 글을 쓴다.

지금 87년 1월 1일 0시 12분..

경건한 마음으로 촛불 앞에 고개 수그린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거듭 나를 용서하고 계시기에..

 

난 건강해!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네 생활에 충실하도록..

너도 몸조심하고 좀더 믿음직하고 강한 네가 되었음 좋겠다,

 

 

친구들에게 편질 띄웠다.

우린 하나로 태어나 하나로 돌아가지만..

결코 외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세상에는 정다운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정다운 사람들을 만났고 ..

그리운 사람들과는 무언의 대화도 나누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밤을 혼자서 촛불 밝히고 보냈지만..

진정 외로움을 느끼진 않는다.

 

 

그곳 별빛은 더욱 청아하겠지?

별처럼 높고 귀하게..

그렇게 사랑하며 살았음!!

우리 그렇게 사랑하자!!

 

 

 

 

 

 

 

 

- 스무살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