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미정아,
한 해의 끄터머리에 매달려 되도록 많은 하루들을 기억하려 애써본다.
철없이 행복했고 ..때론 세상 모든 것들이 싫어지고 허망해졌던 나날..
그러한 하루 속에서 난 얼마나 많이 웃고 그리고 울어버렸던가!
아무 후회도 원망도 머금지 않을련다.
내게 슬픔을 안겨주고 눈물짓게 만든 모든 것들을 오히려 사랑할 것만 같다.
마지막이란 사람을 좀 더 관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용서해 주어야지!
나 또한 용서를 빌어야지!
미정아,
사람의 운명이란 진정 오묘하고 허망하단 생각을 해 본다.
죽음..
이 또한 나와는 멀게만 느껴지지만 오히려 가장 가까이에 있는지도 모른다.
살아 숨쉬고 있는 한 이것을 외면할 순 없기에..
어쩌면 이 죽음이 있기에..
우리 삶의 의미가 한층 가치롭고 소중한 게 아닐까?
바람처럼 스쳐지나는 만남일지라도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게된다.
모두가 외로운 존재이고..
언젠가는 無로 돌아갈 우리들이기에..
허무한 인생이기에..
우린 결코 허무하게 살아선 안될 것 같다.
무언가를 해야한다.
지치도록 열심히 생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사랑해야만 한다.
<산다는 건 사랑한다는 것>
이 말을 가슴 가장 소중한 곳에 새긴다.
그러나 진정 사랑한다는 일은 어렵고 힘들다.
내 모자람 또한 크고..
일출
미정아, 새해가 움터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한 해의 여운 속에서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며..
우린 또 새롭게 움터나야 하리라.!
아침해의 싱그러운 마음으로 어제의 눈물과 반성을 밑거름 삼아
오늘보다 나은 내일..우리의 날들을 꾸려나가자!
너에게 네잎크로바의 행운을 띄우며..
1986년 12월 31일..숙..
- 스무살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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