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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딸들 이야기

삼월

by 벗 님 2013. 3. 4.

 

 

 

 

 

 

 

 

 

 

 

 

 

 

새벽 5시 반..알람소리가 요란하다.

10여분을 포근한 잠자리에서 밍기적거리다가 일어난다.

내남자가 엊저녁 정체불명의 된장찌개랑 버섯볶음이랑 아침밥을 미리 해두어서..

나의 아침은 한결 여유롭다.

 

 

 

삼월..

 

다시 새학기가 시작되는 하루..

쏭이야 그렇다 치지만 우나는 대학에서의 첫수업이 있는 날..

나는 며칠 전부터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슴이 부푸는데..

정작 딸아이는 고등학교 때랑 별반 차이가 없이 아무 감흥이 없단다.

 

쏭이는 무언가 새로운 각오와 결심이 선 듯..

전과 같지않게 지 방이랑 책상도 말끔 정리하고..

3월 한 달 공부계획표도 빼곡하게 세워서..

엄마, 이거 함 바바..하며 자랑스레 내 앞에 내민다.

 

반면 대학새내기인 우나는

울산에서 돌아오자마자 아르바이트자리가 하나 생겼다며 그거 면접보고 오고..

뭣땜에 그리 악착같이 알바해서 돈을 벌려구 하는지..

그동안에도 주말까지 일주일 내내 알바를 하던 우나..

희안하게도 학교다닐 때는 그렇게도 지각대장이더니..

알바 가는 시간은  철저하다.

내가 몇 번을 두드려깨워도 일어나지 못하던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이른 아침시간에도 알바시간에 맞춰

지가 알아서 척척 일어나는 것이 신통방통하다.

 

 

그나저나 벌써 월급을 세 번이나 탔고 ..

주말 알바는 그 담주에 바로바로 입금도 된다더니..

그걸 통장에다 꽁 밖아두고는 그 흔한 빨간내복 한 벌도 사주지않는 딸래미..

쏭이에겐 지 말 잘 들으면 용돈도 줄거라더니..그런 기미도 없고..

후훗~~어쨌거나 나는 딸아이가 대견하다.

 

그렇게 지 나름으로 알차게 살아가면 되는 것을..

나름대로 다 계획이 있다 하니..

지가 다 알아서 하겠다 하니..

이젠 부모랍시고 이래라 저래라..간섭을 하기도 그렇다.

 

 

야밤에 지 얼굴 토닥토닥 맛사지하구..

머리색깔에 맞추어 눈썹 염색하구..

그러구 일찍 깨워달라며 잠자리에 든다.

나랑은 참 마니 다른 딸..

"내일 입고 갈 옷이라도 코디해 놓고 자지?"

그냥 있는 옷 입고 가면 된다며 시큰둥이다.

통학거리가 멀어 걱정이다.

지하철도 한 번 갈아타야 하고..

 

우나의 등교시간에 맞추어 내남자의 아침도 다른 때 보다 일찍 시작되고..

그렇게 딸들의 새학기도 시작되었고..

 

삼월..

나의 새로운 하루도 시작되었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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