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아구..먹성 좋은 울 쏭이..
그런데 쏭이가 음식을 깨작이며 잘 먹질 못한다.
얼굴도 왠지 근심이 가득해 보이고..
" 쏭..너 무슨 일 있어?"
" 아니.."
" 영어숙제때문에 그래?"
" 아니.."
"그럼 실연이라도 당했어..왜 그래?"
" 내가 왜? 아무 일도 없는데..?"
애써 웃어보이는 쏭이..
◆ 우나 이야기
내가 잠시 음식을 가지러 갔다오니..
우나가 누구랑 통화를 하는데..왠지 심각해보인다.
"누구야? 무슨 일이야?"
" 응..경찰아저씨야."
" 뭐? "
그제야 자초지정을 털어놓는 우나..
좀전에 음식을 가지러 갔는데..
어떤 남자가 우나를 계속 쳐다보는 게 느껴지더란다.
그래서 일부러 그 남자 반대편으로 가서 음식을 담는데..
언제 왔는지 우나 옆으로 지나가면서 우나 다리를 스치듯 쓰윽 만지며 가더란다.
처음엔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스친건가..의아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빴지만..
별 증거도 없고 정확하지도 않아 무슨 말은 못하겠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지나가는 그 남자의 자리랑 인상착의만 보아두었더란다.
그런데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쏭이가 앞에서 음식을 담다가 그 남자가 우나 다리 만지고 가는 것을 보았는데..
언니 그거 몰랐냐고 묻더란다.
그제야 확신이 생긴 우나가 바로 경찰에다 신고를 했다고..
◆ 쏭이 이야기
나두 자몽 함 먹어 볼까?
으~~
엄만, 이걸 왜 먹어?
언니 앞쪽에서 음식을 담고 있던 쏭이..
어떤 남자가 언니 옆을 지나가면서 언니 다리를 쓰윽 만지며 지나가더란다.
처음엔 잘못 보았나 했는데..언니가 바로 뒤를 돌아보는 것을 보고..
그 남자가 의도적으로 언니 다리를 만지고 지나갔구나..하는 확신이 들더란다.
자리에 돌아와 그냥 모른척 하자니 언니한테 너무 미안해..
엄마가 없는 사이 이야기를 했다고..
그렇게 둘이 경찰에다 신고를 했다고..
놀라고 당황한 나는 그 남자 어딨냐구..
딸들은 어디에 앉아 있고 인상착의도 다 알고 있으니..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리라며 나를 말리는 딸들..
" 엄마, 그런데 그 남자 여자친구랑 같이 와서 밥먹구 있더라.."
" 미친..여자친구랑 같이 와서 그 지랄이야.."
" 엄마, 엄마는 그냥 가만 있어. 우리 둘이 알아서 해결할테니.."
일단 경찰에 신고를 했다니 내남자에게 알려야 할 것 같아 전화를 하니..
딸들이 말린다.
" 엄마, 우리 둘이서 알아서 할게. 아빠 걱정하시니까 전화 하지마."
딸들은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들이 다 알아서 해결해줄거라고 단순히 생각했단다.
경찰을 기다리고 있던 우나가 갑자기 일어서서
그 남자 테이블로 가서 다리를 홱 꼬고 앉더니..
다짜고짜 " 저기 내 다리 만지고 지나갔죠?"
우나의 돌발행동에 쏭이도 나도 당황했지만..
정작 그 남자랑 그 여자친구는 더 황당한 상황..
그 남자애 소리를 팩 지르고 그 여자친구는 더 방방 뛰고
사람들 시선은 집중되고 종업원들도 오구..
나중에 우나에게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리지 왜 그랬냐니까..
식사 다 하고 나가버릴까봐 경찰 올 때까지 잡아둘려고 그랬다고..
마침내 경찰이 오구..
그 남자애 펄쩍 뛰며 절대 그런 적 없다고 오리발 내밀고..
그 여자친구란 여자는 CCTV확인해서 만약에 증거 없으면 맞고소하겠다고 눈 부라리고..
경찰은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좋은 쪽으로 해결하라는 식으로 얘길하는데..
만약 고소하게 되면 형사입건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CCTV에 정황이 포착되면 다행이지만 혹 증거가 없어 맞고소 들어가면 ..어쩌구저쩌구..
내남자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니 경찰서 가서 진술서 쓰고 고소하라고..
우나 남친인 성렬이놈..
키188에 100키로 거구로 택시 타고 총알같이 달려와 그 남자애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다고..
성렬이놈 오니 우나 눈물 글썽이고..
24살이라는 그 남자..성렬이에게 그러더란다.
여자친구에게 소리 지른 건 죄송하다고
지나가다가 손이 스쳤을지는 모르겠는데 의도적으로 그러진 않았다고..
일단 ..경찰이 그 남자 인적사항 다 적어가고 우리도 당장은 고소하지 않고
담주에나 본사에서 전송되어져 온다는 CCTV확인하고 대응하기로 한다.
살다보면 참 별별일 다 있겠지..
딸아이들 키우다 보니..이런저런 근심이 들고..
우나가 이제 곧 성인이 된다 그러니 고딩일 때와는 또 다른 걱정꺼리가 생긴다.
밥먹다 말구 그 야단을 떨었더니 체한 듯 입맛을 잃어버린 나..
그래도 배고프다며 다시 식사를 하는 딸들..
어린 쏭이가 좀 놀란 듯 하다.
내남자는 딸들이 경찰에 신고한 건 참 잘한 행동이라며 칭찬을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생겼을 경우의 대처방법에 대해 조목모족 설명을 해준다.
딸들은 반성의 기미가 없던 그 남자를 고소해야 마땅하다고 성토하고..
내남자는 일단 CCTV 캡쳐 오면 보구 결정하자고..
난 마음이 약해진다. 그만하면 혼났을텐데..하니..
엄마는 그래서 안된다며 딸들도 내남자도 나를 성토한다.
♡ 후기..
CCTV 캡쳐가 오구..동영상도 확인하고..
애슐리측에서도 경찰에서도 의도적인 게 분명한 것 같다고..
일단 그 남자를 만나 얘기해보고 초범이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면..
우리도 그냥 좋게 넘어가기로..
만약 전적이 있거나 반성의 기미가 없으면 고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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