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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되도록이면 사랑하자-편지-

by 벗 님 2011. 9. 18.

 

 

 

 

607

 

나를 살게 하고 ..

나를 웃게 하던..

 

편지..

 

 

 

 

 

 

1986년 6월 23일

 

 

 

 

 

 

 

정애야..

삶의 본질은 아름다움일까..추함일까..

어쩌면 둘 다 아닐런지도 모른다.

모든 건 우리들 마음따라 일렁이는 것..

 

외롬움 ..슬픔..고뇌..

결국 산다는 것도 아픔이고 마는 걸까..

꼭 그런것만도 아닌 거 같은데..우리들 두 눈망울엔 슬픈 이슬이 하염없이 맺혀난다.

그렇다고 속시원히 울어버릴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정애야..

만남..이후로 향숙인 외롭지도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내 가파른 삶을 소소한 아름다움으로 수놓은 친구들의 우정..

내게로 전해오는 고이담긴 사연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롭다.

 

 

 

그리고 내 처음 느껴보는 ..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내게로 향해오는 마음..

 

나는 마냥 행복하다.

이게 사랑이란 걸까..

그러나 난 아직 사랑을 모른다.

어렴풋이 늘낄 수 있는 건..그애가 지금 내마음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종일 캠퍼스 잔디에서 그냥 그렇게 앉아있기만 한다.

별님이 고개를 내민지 한참이 되어도 ..밤을 꼬박 새우도록 우리둘이만 있고싶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의 만남이 영원으로 이어지기만을 소망한다.

 

모든 것들이 변할지라도 우리네 사랑하는 마음일랑 오로지 변함을 배우지 말았음..

 

 

 

 

 

 

 

 

 

 

 

 

아직도 시험이 끝나지 않아 마음의 여유가 없구나..

25일 울산에 내려갈 예정이야.

그리고 7월10일 다시 올라온다.

그 사이에 울산에 있으면 한 번 연락 주길..

 

 

 

언제나 내 삶의 등불이 되어주는 건..친구들의 정겨운 마음이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별님이 빛나 듯..그렇게 반짝이고 있을 우리들을 생각한다.

살아가는 현실이 냉정하고 차갑더라도..정애야..

오히려 그 차가움과 냉정을 포스근히 감싸안을 수 있는 사람..

우린 그런 삶을 살자.

되도록이면 사랑하자.

미워지면 미워질수록 우린 사랑하려고 애써보자.

 

 

 

 

 

 

 

 

추신;

 

지금 내게서 일어나는 변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그애와의 만남을 수놓고 싶다.

그리고 향숙인 무척 노력하고 있단다.

가장 가치있는 사랑을 하기 위하여..

정신적인 사랑을 위하여..

 

 

 

 

 

 

 

 

 

 

6월 25일.비

 

 

 

 

 

 

어제는 슬펐고..

 

비는 억쑤처럼 쏟아내렸다.

 

밉다..밉다..

 

나를 울린 그 무엇이 밉다..

 

내가 너무 초라하다.

 

가련하고 어리섞은 나..

 

 

 

 

 

 

<스무살의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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