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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울고있는 저 비는 내마음을 알겠지..

by 벗 님 2011. 9. 4.

 

 

86년

 

6월 21일. 흐림.  12시35분

 

 

 

 

미정이가 왔다갔다.

어저께는 셋이서 (미정..나..그..) 캠퍼스에서 보냈다.

훌쩍 쪽지 한 장을 남겨두고 미정이는 가버렸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미정이를 아무런 위로의 말도 해주지 못하고..

가는 줄 알면서 ..그냥 보내버렸다.

난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말 난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외로움도 찾아오지 않는다.

 

참 이상하다.

 

<좋아해..>

 

둘인 손을 잡고..

꼬옥~잡고..

전해오는 느낌..

야릇한 느낌..

너의 체온..

 

너와의 만남에 감사한다.

내 외로움을 앗아버린 네가 밉지 않다.

2시가 기다려진다.

너를 만나기때문에..

 

 

 

 

 

 

6월 23일. 07시10분.  비 

 

 

 

 

엊저녁부터 비님이 장하게도 내리신다.

정애에게 편질 쓸려고 펜을 들었지만 난 몇자 못 적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내 감성이 이토록 말라버렸나..

땅 위에 뿌려지는 저 빗물은 누구가 서러워 우는 눈물인가..

 

어제는 그를 보지 못했다.

단 하루 보지 않았는데..어쩜 그리 보고싶을까..

빈 방에 홀로 누워 ..혹시나?

기다렸다.

그리웠다.

내가 벌써..사...랑...

아닐꺼야..

난 아무것도 모르는 걸..

 

 

잔디에서 있었던 일..

기숙사에서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세 번..

내게 이마와 뺨에 입맞추었다.

어깨를 감싸안은 너의 손길이 말할 수 없이 포근했다.

 

 

"숙아 , 한 번만 안아보자."

"싫어.."

 

"숙아, 한 번만 안아보자."

" 싫어.."

 

"숙아 한 번만.."

"싫다니깐.."

 

 

세번..

이것만은 거절하고 싶었다.

아직은 내 모든 것을 고이 간직하고 싶고 ..

사랑을 알게 되었을 때..

이것이 사랑이라고 확실히 느낄 수 있을 때..그땐..

 

모르겠다.

이런건 부차적인 문제다..

 

정신적인사랑..진실한 사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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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또 벗님이를 생각했다.

그리고 둘의 만남을 상상했다.

6년만에..내 마음 모두를 차지했던 벗님이를 만난다.

설레인다.

이번에 울산에 내려가면 꼭 한번 만나보리라..

 

 

비님은 아직도 마음의 창에 내리고 있다.

울고 있는 저 비는 아마도 내마음을 알겠지..

 

 

 

 

 

 

 

<스무살의 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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