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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모두모두 사랑해야지

by 벗 님 2011. 9. 21.

 

 

86년 7월1일  흐림.

 

 

611

 

25일부터 울산에서 지냈다.

선생님들이랑 친구들..경이 정화를 만났다.

만남..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다시 한 번 느껴본다.

벗님과의 만남은 또 다시 기약할 수 없는 날로 돌려버려야 했다.

 

 

바보처럼 적어보낸 글..

훗~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가슴 가득 메인 서러움이 헛웃음이 되고 만 것이다.

이틀을 방안에서 뒹굴고 ..또 이틀은 사뭇 걸어다녔다.

종일을 지치도록 헤매이면서 난..삶을 사랑하기 위해..그리고 많은 것들을..

비록 나를 울린 것들일지라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고뇌했다.

 

 

 

 

4월 10일~6월 25일..우리의 만남..

 

 

 

 

난 잠시나마 착각을 하였던 게야.

바보처럼..순진하게..그게..그런 게 사랑일지 모른다고 느꼈지 뭐야.

그러나 이젠 알 것 같다

처음부터 느꼈던 게 맞는 게야.

그동안의 정이..내게 너무도 잘해주었던 네가 좋았던 건 사실이야.

 

그러나 결론은 친구..

그렇다.

친구다.

우린 친구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결국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못한다.>

 

너의 사랑은 순이고..언제까지나 잊지 못하겠지..

그래..그건 아름다운 거야.

내가 잠시나마 서러웠던 건..

너의 행동 ..

그동안 내게 해주었던 너의 다정함이 처음엔 두려웠고 싫었는데..

차츰 좋아졌어.그래서 바보처럼 믿어버렸지 뭐야.

너의 말이 전부 진실인줄 알았고..그렇게 믿어버렸어..정말 웃기지..

이젠 알게 되었어.

어렴풋이 확신이 서니..차라리 평온하게 모든 걸 이해할 것 같다.

 

<순이가 결혼했기때문에 독신으로 살고 두 번 다시 사랑하지 않겠다.>맹세한 걸..

 

 

지나버린 아름다웠던 일일랑 추억이라 생각하련다.

그리고 모든 일..우리둘이 지내왔던 일들..

어찌 생각하면 내 여린 가슴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일들이였지만..

모든 걸 우정이라 이름하고 싶다.

 

 

 

 

 

 

 

 

 

훗날..미래는 알 수 없는 것..

뭐라고 한마디로 결정하기엔 우리네 인간들의 마음이 너무 간사하다.

그러나 난..착하게 살고 ..

나를 감싸고 있는 모든 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내 삶의 비중을 너처럼 모두..고시에다 실을 순 없다.

산다는 게 뭔지 몰라도 사랑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리고 이왕 들어선 이 길..내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볼 각오도 서있다.

그러나 결코..그것이 고시합격이 삶의 오롯한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친구..

그래 우린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기로 하자.

이번에 마음먹은 결심..든든하다..꼭 이행될 것 같다.

손가락 걸고 약속할 땐 하나도 지키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꼭 지킬 것만 같은 예감..아니 확신이 선다.

 

그래..이젠 서러워 않는다.

 

그리고 사랑을 할테야..

 

죽도록 아낌없이..누군가를 ..무언가를..사랑할테야.

 

하늘 ..별..엄마..아빠..동생들..친구들..이모..오빠..선생님..시..문학..책..편지..일기..

 

모두모두..내 힘 닿는대로

 

모두모두..

 

 

 

 

사랑해야지..

 

 

 

 

<스무살의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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