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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바람 몹시 부는 날

by 벗 님 2014. 1. 28.
 

 

 87년 1월10일. 금. 바람..
 

 

 

 

꽤 매서운 바람이 거리에 군림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움츠리고 표정은싸늘하게 굳어있는 것 같다.

 

참말 하루의 의미가 이렇게 권태로울 수가 있을까?

무엇때문이지 삶에 대한 의의를 찾을 수가 없다.

나는 노력하는데 왜 이리 모든 게 무료하게만 다가오는지..

 

혼자..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버리자.

 

 

 

 

 

 

 
 

바다가 보고싶다.

절실하게 그리워진다.

바닷가 친구 연주가 떠오른다.

참말 순수한 우리 둘이였었는데..

 

부서지는 파도의 물방울조각처럼 흩어져버린 너와의 우정도

손가락 걸고서 절대 변치 말자던 우리의 약속도

나 하나의 냉정과 이기때문에 부서져버렸다.

연주는 부서진 조각을 예전대로 맞추기위해 노력했고 울기도 했었는데..

난 끝까지 냉정했다.

 

그런데 막상 냉정해져야할 때..난 그렇지를 못했다.

바보처럼..

 

 

 

 

 

 

 

 

부질없이 후회같은 건 하지 않는다.

차라리 지금 이 상태가 더욱 좋다.

내 모든 언어가 모순투성이지만 그래도 진실하다.

내 살아온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는다.

 

비록 잘못된 삶이였지만..

내가 그걸 알고 있지만..

그 땐 옳다고 믿었고..

내가 지향하는대로 나름대로 충실했다고 자부한다.

 

때론 고뇌하고 방황했지만..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고 스스로를 힐책하고 자학까지 했었지만..

난 결코 절망하거나 좌절속에서 허우적거리지는 않았다.

 

 

 

 

 

 

 

 

 

 

 

 

 

 

 

이제금 그 어떤 시련과 아픔이 온다할지라도

내겐 극복할 수 있는 당당함이 있다.

겁나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일이란 이럴 수도 있겠지.

이것이 다만 내게 직접 일어난 것 뿐이라고..

이까짓 아픔과 고통은 사노라면 어차피 겪기마련인 것을..

감수하면 그 뿐이야.

 

인생은 무궁무진하다.

사랑도 무궁무진하다.

아직은 앞날이 희망차다.

소망도 많고 꿈도 많고 사랑도 많다.

 

 

산다.

한 번 뿐이다.

지치도록 열심히..진실하게 산다.

나는 그렇게 산다.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랑과 함께 살아간다.

 

세상과 사람들을 향한 사랑..

너를 향한 사랑..

 

 

 

 

 

 

※ 사진설명: 지난 겨울..내남자랑 밤운동 나간 날의 사진..그날 바람이 몹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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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살의 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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