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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이름 없는 여인처럼

by 벗 님 2014. 1. 28.

 

 

87년 1월 11일. 일. 추움..

 

 

 

 

동생 홍랑이가 가버리고 나니

홀로 남은 내 마음에 안개가 자욱이 스며든다.

 

어제 저녁 몸부림쳤다.

오늘은 애써 생각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떠오르는 소망과 함께 내 살고픈 삶이 나를 아프게 유혹한다.

그리로 날고 싶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표현이 이 때에 적당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가슴에..머리에..두 눈에..가득이 고여오는 설움의 조각들..

 

날아가고 싶다.

자유롭게 훨훨~~생의 날개를 활짝 펴고 싶다.

 

 

 

 

 

 

 

 

 

한적한 산골마을..

코흘리개 개구장이들....아담한 교정..그리고 나..

순박한 정취에 마음껏 취해

그렇게 취한 채로 생의 고로를 아련히 느끼며 살고프다.

 

마음껏 사람을 그리워하고..

때론 내 고독과 외롬마저 외면하면서..

그래도 사랑하면서 살고프다.

 

어느 싯구의 이름 없는 여인처럼..

 

 

 

 

 

 

 

영혼이 방황하는 때..

난 심한 공포와 우울로 삶을 느낄 수 없다.

지금이 그렇다.

 

삶이란 이렇게 한 번 뿐일터인데..

이렇게 유일한 나의 생이 왜 이리 갈팡질팡이란 말인가?

왜 삶의 굴레에 얽메여 헤매이며 살아야 하는가?

 

한 번 뿐인데..

내 살고픈 생이 있는데..

이렇게 이 굴레에 맥없이 순응해야 하는 걸까?

 

이보다 진실한 삶이 있고..

내 촛불같이 타오르는 소망이 있는데..

왜 이 올가미..

나를 옭아매고 있는 이 굴레가 나를 지배해야 하는가?

 

 

 

 

 

 

 

 

 

 

 

 

 

 

 

내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다.

 

그 누구가 대신 살아주는 건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나는 나..

 

혼자서 생의 파도를 헤쳐가야만 한다.

 

눈물겨운 이 세상..

 

그래도 웃으며 살아가도록 해야지..

 

 

 

 

 

 

 

 

 -스무살 일기-

 

♬~~  소년 - 백창우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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