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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모놀로그/☎독백2

뭐 하고 살았나?

by 벗 님 2017. 12. 29.

2017년 12월 28일 오전 02:55

 

 

 

 

 

 

 

 

 

 

 

 

 

 

 

 

 

 

새벽 3시 5분 전..

이렇게 늦게까지 깨어있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아니다.. 어제도 새벽 3시 넘어 잠이 들었다
불면증..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잠들기 싫어서 ..
깨어있고 싶어서..
이리 새벽 깊은 시간이 좋아서..

사춘기 적 부터의 내 오랜 습성이다.
최대한 버티다 버티다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들곤 한다.
잠 들면 이내 아침 오고..
다시 별 다를 것 없는 하루가 시작 되고..

잠 드는 게 왜 싫은지..
아침이 오는 게 왜 싫은지..

 

 

 

 

 

 

 

 

 

 

 

 



갱년기 우울..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외모에서 확 느껴지는 나이듦의 징조들..
눈이 처져서 그나마 내 얼굴에서 봐 줄만한 쌍꺼풀이
눈두덩에 덮혀 쌍꺼풀 실종 직전이다.


요즘 헤어스타일을 바꿔 앞이마를 드러내니
전엔 느끼지 못했는데
이마에도 옅은 주름이 그어지고 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안방 화장실 거울 앞에서 흰머릴 한참 뽑았다.
봄 새쑨 마냥 돋아나는 흰머리칼들..
아직 염색할 정도는 아닌데..
머잖아 나도 염색하는 부류에 합류해야 할 것 같다.

그냥 나이 들어가는 거라고 덤덤히 받아들이긴 하는데
그렇게 덤덤한 나 자신이 나를 더 우울하게 한다.

 

 

 

 

 

 

 

뭐 하고 살았나?

뭐 하고 살고 있나?

누구 말처럼 자괴감이 든다.

내 살아온 날들이..

내 살아갈 날들이..

 


참 헛헛하다.

 

 

 

 

 

 

 

 

 

 

 

 

 

 

 

 

 

♬~ 파란새벽/웅산

 

 

 

 


- 벗 님 -

 



어쩔수 없어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받아들인거죠.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운동도 해보다가 하나가 둘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뭉치가 되면 그 때에는 내려 놓게됩니다.

그래도 순응하기에는 "아직 아니다" 조금 더 반항해볼테니 한번 해보자.

그래서 갱년기인가?

사춘기는 이유없는 반항.

갱년기는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목적이 분명한 반항.

그리고..............

시간 흐름에 대한 좌절!

나만 겪는게 아닌 비슷한 나이또래의 사람들이 겪는 좌절.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힘이.

7, 8부 능선에서 내려오기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합니다.

차마 시간을 받아드리라고는 못하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반항 중입니다.

아직은 용기보다 힘을 내고 싶어요.

[비밀댓글]
갱년기라는 것이 여자에게만 온다고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어리섞은 생각이였지요.

지천명을 넘어서며 남자든 여자든..

신체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처음엔 반항해보다가

어느 순간..그냥 흐름이고 순리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반항의 시간동안..

갱년기니 우울증이니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구요.


그렇죠..

아직은 정상을 향해 힘을 내야하죠.

어쩌면 사는 동안엔 그리 살아야하겠지요.

전 항상 제 삶이 부끄럽습니다.

너무 안일하고 나태하게 살아온 것만 같아서..

참 마니 부끄럽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무언가를 할 용기도 힘도..내지 못하고..

이리 한심하게 세월을 허송하고 있네요.ㅠㅠ


해맞이는 잘 하셨는지요?
[비밀댓글]
아닌 것 같은데요.

스스로 잘 살아왔고,

자신의 희생으로 예쁜 두 따님을 훌륭하게 키워내셨는데요.

삶을 바라 볼 때,

혹은 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내 앞의 풍경과 뒤의 풍경, 옆의 풍경이 다 다르지요.

뭔가 몰입했을 때는눈 앞의 보이는 사물도 인식하지 못 할 때가 있지요.

현재의 자신의 상황에 너무 몰입되어 계신 것은 아니신가요?

그래서 가끔은 하늘을 바라 볼 필요가 있지요.

눈이 밝아지거 든요.

마음이 메마르면 시를 읽고, 음악을 듣고, 걷고, 생각하고 ......

스스로를 위해서 자신에게 몰입해보는 것은 어떨까"싶네요.

제 생각에는 적어도 저보다는 정말 잘 살아오신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내가 필요 없어지는 순간도 있겠지요.

저도 그랬고,벗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테고.

어쩌면 지금 아이들에게 조금은 엄마가 소외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어디 가겠습니까?

그래도 벗님의 아이들일텐데.


지금 느끼시는 감정의 깊이가 깊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잘 이겨내시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살아가야하는 걸요.

어떻게든.

가끔은 살아가야 하고,

가끔은 살아가야만 하고.

그리고 대부분의 날들은 그냥 살아가는게 인생이 아닐까 싶어요. [비밀댓글]

돌아보면..

참 치열하게 열심으로 살아온 시간도 많았던 것 같아요.

스무 살 청춘이 그랬고..

아이들 키우며 쏟은 나름의 열정이 그랬고..


바람의 강님 말씀 처럼..

지금 현재의 상황이 너무 적막하고 막상 이뤄 놓은 것도 없는 듯 하니..

자꾸 한심한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들 다 크고 나니 이제 내가 할 일이 별루 없어진 이유도 있을 것이고..

20여년 집안에만 있다 보니 사회적으론 도태되어..

이제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듯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없어요. 용기도 없고..

사는 것 처럼 살고 싶은데..그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참 열심히들 살아가고 있는데 말이죠.


말씀처럼 그냥 살아가고 있어요.

그냥 흐르는대로 흘러가고 있어요.

무언가 사는 것처럼 살아야할텐데..

막연히 생각만 하면서 말이죠.ㅠㅠ


[비밀댓글]
무슨 말씀인지 알겠네요.

그 전에 여자사람 친구도 비슷한 푸념을 늘어 놓았지요.

제가 해준 말은

"왜 자꾸 자신을 자신 안에서 찿지 않고, 자신의 바깥에서 찿으려는지 이해가 안된다.

뭐 더 많은 말을 해준것 같은데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이 말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어떤 말이 위로가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어떤 글을 쓸데는 별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막써내려 가는데.

오늘은 좀 생각이 많네요.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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