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끝머리 어느 하루였습니다.
이 날도 우나랑 우분투에 가는 길이였습니다.
아파트 후문 공원길로 빠지는 샛길에
이 단풍나무 한 그루 유난히 고와
오며가며 곱다곱다 참 곱다 하며 바라보곤 했습니다.
♥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바비솔로
11월도 끝머리 어느 하루..
단풍잎도 수분을 잃고 그 곱던 빛깔도 빛을 잃어
한 잎 두 잎 낙엽 되어 떨어집니다.
이제 올 가을 단풍잎도 마지막이겠다 싶어..
" 엄마, 이거 몇 장만 찍고 갈게."
저만큼 앞서 가는 딸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멈추어 몇 장 담습니다.
성질 급한 딸아이는 잠시도 못 기다리고
" 엄마, 이제 그만 가면 안 돼?"
새초롬한 딸의 재촉에 맘이 급해져 아쉬운대로 몇 장만 담습니다.
" 니는 너거 아빠 급한 승질 닮았어. 고것도 못 기다려 줘?"
" 헤헷~ 그러가 봐.."
저도 지 승질 급한 건 아나 봅니다.
" 근데 엄만 저게 예뻐?"
" 응, 예뻐..바바 "
내가 담은 단풍사진을 보여 줍니다.
" 별룬대? 이게 뭐가 예뻐?"
그렇습니다.
딸과 나는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과 감성이 마니 다릅니다.
아니 세상 사람 모두 각자의 시선과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다들 조금씩은 온도와 습도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겠지요.
딸아이가 나를 닮았으면 더 기쁘고 행복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를 닮지 않아 어쩌면 세상 속에서 더욱 빛나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빨간 단풍잎 고웁던 지난 가을은 오는가 싶더니
어느 사이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하루 한파가 닥치고 매서운 바람마저 불어
몹시도 에인 하루였습니다.
과제발표가 있다며 멋을 내고 새벽같이 집을 나서는 딸아이,,
"너 그렇게 나가면 엄청 추워, 머플러라도 두르고 가.."
" 괜찮아,,"
얇은 외투차림으로 동도 트기 전 매서운 한파 속으로 나간 딸아이가
나는 종일 걱정이 되었습니다.
- 벗 님 -
★ 아다지오([이탈리아어]adagio)
: 악보에서,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의 느린 속도로 연주하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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