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남자가 산행을 가자 한다.
가까운 북한산을 오르기로 하고..
내남자 사무실주차장에 차는 주차해두고
지하철로 움직이기로 한다.
내남자가 주차하러 간 동안 버스정류장에서
길가 화단의 가을을 담는다.
♥
뽀리뱅이??
칠자화 꽃받침
미국쑥부쟁이
노란개밍초??
까마중
등산복을 사무실에 두었다며 사무실에 옷갈아 입으러 간 내남잘 기다린다.
곧 오겠거니 하고 기다렸지만 10분.. 20분 ..함흥차사다.
슬슬 지루해져서 대로변 화단에 핀 꽃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어느새 길가의 꽃니무 잎새에도 가을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무심히 지날 적엔 몰랐더랬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뽀리뱅이며 개망초 까마중 ..
유년의 들녘이며 길가 풀섶에서 만나던 풀꽃들이 눈에 뜨인다.
그래 이 곳도 이렇게 도시로 반듯하게 개발되기 이전엔..
날것의 들판이였고 풀밭이였으리라..
그 때의 풀꽃들이 여직 씨앗을 품고 피고지고..
이 곳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오랜 날을 지내왔으리라..
우리가 타야할 버스가 몇 대나 지나가고..
마침내 저만큼서 내남자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큭큭 웃음이 난다.
모자에서 부터 신발까지 카키색의 밀리터리룩으로 올장착을 한 내남자..
전에부터 밀리터리룩 타령을 하더니만..나 모르게 장만을 했었던가 보았다.
내가 보면 뭐라 잔소릴 할까봐 사무실에다 고이 모셔둔 것일까..ㅎㅎ
내가 처음 보는 밀리터리룩으로 쫙 빼입고 걸어오는 내남자가 ..
조금 귀여웠다.
뭔가 자기만의 멋이 있다는 건 살짝 웃음 짓는 일인 것 같다.
그나저나 날이 좀 차다.
바람도 제법 불고..
하얀개망초 시:벗님 곡, 노래-zzirr (http://blog.daum.net/zziirr/8070080)
- 벗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