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을 걸어..
처음 시댁에 인사 드리러 오던 때가 생각난다.
그로부터 어언 18년이 흘렀나 보다.
내일(12월 11일)이면 우리 결혼 18주년이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인 캠퍼스 커플로 7년 열애 끝에..
같은 과 교수님 주례로..
우리 둘이 다닌 캠퍼스박물관에서
과친구들이랑 써클친구들의 축복 속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우리 둘..
결혼이 무슨 소꿉놀이 같기만 했던..
참 철없었던 당신과 나..
스무살에 당신을 처음 만나 어느덧..25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은지..어느덧 18년..
희끗해진 당신의 머리가 세월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요즘..
이 길 위에서..나는..
우리가 걸어 온 길..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
우리가 걸어 갈 인생길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한다.
이 길..
처음 이 길을 걸을 땐 길가에 여름풀이 무성했었다.
아마 더운 여름날이였을거야.
난 치마가 하늘거리는 곤색 투피스를 입었었지.
그 땐..이 길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 미처 살필 겨를이 없었다.
당신과 살면서 그리 숱하게 이 길을 오가면서도 나는 몰랐다.
아침 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강둑..
저 너머 산허리를 감도는 운무..
산 아래 마을 굴뚝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그리고..아름다이 저무는 저녁노을..
이 길 위에서..
나는 또 인생을 생각한다.
생각하고 생각해도 도무지 갈피 없는 ..
나의 길을 생각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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