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꽃
꽃말: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
냉이꽃 /김수우·시인
어떤 이들은 삶이 너무 무겁다고 고민하고,
어떤 이들은 가볍다고 서러워한다.
같은 분량의 햇살이나 빗방울이
한 사람에게는 코끼리처럼 힘들고,
다른 이에게는 홀씨처럼 가볍다.
무겁거나 가볍거나 무게를 느끼는 건 다행이다.
그건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무게에 무심하다면
그건 읽혀지지 않은 채 낡아
먼지 속에 갇힌 책뚜껑만큼 슬픈 일.
사랑하는 일은 얼마나 고단한가.
견디고 싶은 멀미처럼,
우리는 창을 열고 먼 산을 바라본다.
그래서 사랑은 바라보기다. 희망도 그러하다.
그 잴 수 없는 무게를 우리는 매일 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외롭기만 하다.
그저 외로우면서도 맑은 꽃 한 송이 피워 본다.
버려진 쇳덩이 속에서 햇빛을 짤랑거리며 핀 냉이꽃.
우리의 삶도, 죽음도, 사랑도
꼭 저만큼 숭고하고 경건했으면 좋겠다.
내 살던 유년의 마을엔 냉이가 귀했습니다.
너나 나나 가난하던 그 시절..
내가 살던 마을엔 냉이마저 귀했더랬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작금에야
길가나 밭가나 들녘이거나 어디에건 지천이건만..
바구니 옆에 끼고 봄나물 캐러가면..
쑥이며 돌나물이며 달래냉이 한가득이던 바구니 안에..
냉이는 몇 뿌리 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겟습니다.
이토록 지천인데 말입니다.
2015년 5월 석모도에서..
- 벗 님 -
어느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 예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