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면
제일 먼저 부엌창을 통해 보이는 하늘..
창 밖의 사람풍경을 바라보며..
하루의 일기를 예감해보곤 한다.
창밖으로 눈발이 날린다.
눈발이 통통한 것이 제법 내려줄 것 같은
기쁜 예감이 온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센타 가는 길에
급하게 담은 오늘 아침의 눈풍경이다.
♥
내 눈길 머무는 그곳에 말, 곡, 소리-zzirr (http://blog.daum.net/zziirr/8070084)
♬~
눈 감으면 보여요 숨 쉴 때마다 느껴요 못내
깨달은 그리움 참지 못해 훠어이
바람따라 떠나 가지만
속절없이 넌 떠나갔네 대책없이
날 떠났네
그러나 다시 내게 활짝
피어날 줄 믿고 살아가는걸....
눈이 내렸다.
온 세상이 하얗토록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안그래도 늦은 시각..
빨간 패딩점퍼를 입으며 빨간 장갑을 찾아보았지만..
보이질 않는다.
어디다가 또 떨구었을까?
요즘들어 뭘 자주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린다.
하는 수 없이 노란 장갑을 챙겨 나왔다.
나오는 길 눈풍경이 이뻐 ..
어차피 지각이다 싶어..
눈 사진이나 좀 담으려고 장갑을 벗었다.
몇 컷 찍고 장갑을 끼려고 보니..한 짝이 없다.
두리번 주변을 살폈지만 하얀 눈밭만 펼쳐져 있다.
아까 계단에서 사진 찍는다고 장갑을 벗었는데..
거기서 떨궜나?
아님 자전거 담을 때..?
다시 오던 길 되짚으며 잃어버린 장갑 한 짝을 찾으러 간다.
결국 집 안까지 들어가 찾아보았지만..어디에도 없다.
에휴~
빨간 장갑은 잃어버리고 노란 장갑은 짝을 잃고..
그 장갑들 나와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나 보다..
체념하고 다시 집을 나서는데..
저 앞에 노오란 것이 보인다.
에휴~
내가 장갑 잃어버린 줄 알고 돌아서서 가던 바로 그 지점에
장갑이 떨어져 있다.
바로 발밑에 떨어진 걸 모르고 되온 길만 바라보고..
집까지 돌아갔으니..으휴~
어쨌거나 장갑을 찾아서 기뻤다.
덕분에 댄스수업은 20분이나 지각을 했다.
영숙언니가 넌 오후반이냐? 그러구..
또 다른 언니는 너 거기 무릎 꿇고 손들구 있어..그런다.
그런 일련의 농담들이 정겹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이어지는 한파에 어느정도 지치던 시점이였는데..
나의 하루 속으로 포근포근 함박눈이 내려주었다.
비록 오전 중에만 내리고 뚝 그쳤지만..
함박눈이 내려 기쁘고 포근했던 하루..
- 벗 님 -
어쩜 일상을 이리 도란도란 잘 이어갈까요???
너무 부러운 글솜씨입니다...
얼렁 출판하시고...
저에게도 사인좀 해주시고....ㅎㅎㅎ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와 사진들에서 정을 느낍니다....^^*
잃어버린 노란 장갑을 찾아 다행이예요.
찾지 못했으면 깜빡 깜빡에 또 실망할 수도 있었을것
같아서요.
챌랜지하는 나날들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