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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살림 이야기

초복이라기에

by 벗 님 2015. 7. 15.

 

 

 

 

 

 

그냥 우유가 떨어져서 마트엘 갔다.

마트 입구에 영계를  쎄일한다.

세 마리에 만 원이라기에 쫌 있으면 복날도 다가오겠다 시퍼서..

일단 닭을 사 두기로 한다.

 

계산 하면서 카운터 언니에게

"언니. 복날이 언제예요?"

"오늘이잖아요.."

 

아하?

이 무딘 센쓰..닭을 왜 괜히 쎄일했겠냐구..

 

 

 

 

 

 

 

 

 

 희망가-장사익

 

♬~~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히 생각하리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 다시 꿈같구나

 

 

 

 

 

 

 

 

집에 가서 식구들에게 톡을 때린다.

오늘 저녁은 삼계탕이니 다들 집에 와서 저녁 먹으라고..

 

닭알러지 있는 내남잔..

오늘 부추전에 막걸리 한 잔 하기로 안 했냐구..

 

전날 장보고에서 장을 봐온 내남자..

부추가 3단에 천 원 쎄일을 하더라며 부추를 잔뜩 사들고 왔기에..

부추가 새들해지기 전 얼른 처치하려고 저녁에 부추전에 막걸리 먹자..

아침에 내가 그랬었다.

 

그래도 복날이니 부추전은 담에 먹자 하니..

그럼 자긴 굶어야겠단다. 칫뽕~~

 

고기 좋아하는 우나 지지배는

엄마가 삼겹살에 김치 볶아준다고 하지 않았냐구..

하긴 아침에 알바 가는 딸에게 지발 밥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하면서..

니가 좋아하는 삽겹살 김치볶음 해놓겠다고..

공약을 해 둔 터였다.

 

먹성 좋은 쏭이만 서점에 들렀다 조금 늦을 거 같다며..

오케이 싸인을 보내온다.

 

어쨌거나 예기치 않게 하필 오늘이 복날이라..

난 내남자에게나 딸에게 공수표를 남발한 꼴이 되어버렸다.

 

 

 

 

 

 

 

 

 

 

 

 

 

 

 

 

 

 

 

 

 

 

 

달랑 닭만 세 마리 사와서 삼계탕을 끓인다.

계산 다 끝났는데 다시 장 보고 줄 서고 계산하기 귀차나서..

집에 있는 재료로 끓이면 될 거 같기도 해서..

 

일단 찹쌀 불려 두고..

엄마가 물 끓여 먹으라며 챙겨주신..

헛개나무랑 감초랑 영지버섯 감잎에다 마늘 대추를 넣고..

불린 찹쌀은 영계 뱃속에다 빵빵하게 채워 넣고..

완전 엉터리 삼계탕을 끓인다.

 

 

내남잔 입도 안댔지만..

우나랑 쏭이는 맛나다며 잘 먹고 남은 국물에 부추 송송 넣어서..

닭죽도 끓여 먹고..

 

 

그렇게 초복의 하루 우리 식구 복다림을 했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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