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새벽-웅산
눈부신 오해야 끝이 없었던 환상이야
사랑이 이렇게 내 품에 안긴 채 사라져 가
비가 내린 새벽이 조용히 흐른다
너를 보낸 슬픔이 내게로 밀려 든다
빗소리에 잠이 깼던가 봅니다.
폰의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01시 45분..
모처럼 우나도 쏭이도 내남자도
우리 식구 모두 모여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내가 먼저 깜빡 잠이 들었던가 봅니다.
깨어나 보니..
우나만 지 방에서 잠을 자고..
쏭이는 쇼파에서 선풍기를 켜논 채로..
내남잔 거실바닥에서 쿠션을 베고 끌어안고..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태풍이 온다 하더니..
빗소리 세차고 바람소리 펄럭이는 새벽..
이 야심한 시각에 밖에선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
차 시동소리와 헤드라이트 불빛..
남자들의 다투는 소리..
아파트 사람들 잠 다 깨우도록 소란합니다.
모처럼 이 깊고 깊은 새벽에 깨어..
그간 밀린 포스팅 몇 개 하고 주절주절 몇 자 끄적입니다.
그러는 사이 먼동이 터오고 차츰 날이 밝아 옵니다.
이른 새벽..
하루를 일찌감치 여는 사람들의 부지런한 발자욱 소리..
2층이다 보니 다 들립니다.
그나저나 내남자 코고는 소리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너른 거실 베란다창이며 부엌창을 다 열어두었건만..
온 새벽 내내 방귀를 뀌어대는 내남자..
소리없이 뀌는 방귀라 냄새가 거의 화생방 수준입니다.
이래가지고 어디 같이 잘 수 있을런지..
이리 지독한 줄은 몰랐습니다.
아침부터 속이 메쓱거립니다.
아쉽게도 비가 소강상태입니다
바람도 잠시 숨고르기를 하나 봅니다.
베란다창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숨죽인 듯 고요합니다.
폭풍우라도 한 차례 몰아치길 고대했는데..
이런 내 맘을 눈치라도 챘는지 갑자기 후두둑..
빗소리가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간간히 새소리 들립니다.
아침이면 그리도 소란스럽게 지즐대던 새들도..
이 비를 피해 처마 밑 같은 곳에서 숨고르기를 하나 봅니다.
하늘은 우울한 모노톤으로 낮게 가라앉았습니다.
저 우울한 빛깔 다 쏟아내야 할텐데요.
그런 후엔 말끔하게 닦은 면경처럼
다시 맑고 파아란 하늘빛을 띄우겠지요.
커피 한 잔을 타옵니다.
잠결에 내남자가.. 무슨 냄새냐..그럽니다.
커피야..내가 대답합니다.
빗소리 배경으로 깔고 모닝커피 음미하듯 한 모금 마시며..
이 아침 김신우의 귀거래사를 듣습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며 살터이다.>
이 노랫말이 마음에 살풋 안깁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며..살아야겠습니다.
이 비가 2박 3일만 내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대지도 내 맘도 촉촉한 수분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어느새 회색빛 먼동이 터옵니다.
참 참.. 오랜만에 밤을 꼴딱 새웠습니다.
- 벗 님 -
한 두시간이래도 푹 잤으면
숙면한 거랍니다.ㅋㅋㅋ
- sellad (세래드)
- 2015.07.12 10:12 신고
- 수정/삭제 답글
몸무게 재러~~~
촉촉히 적셔주듯...
태풍이 올라 오는 모양입니다
피해없는 선에서 비가 많이 내렸음 하는 시원한 주말이길....
그래도
빗소리가 고마운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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