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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내남자 이야기

부부의 날

by 벗 님 2015. 5. 23.

 

 

 

 

 

 

 

폰 저 너머에서 혀꼬부라진 소리로 들려오는 내남자의 음성..

묻지도 않았는데 자긴 술 하나도 안취했단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냐구? 묻는다.

 

순간..

내가 또 내남자의 생일을 까묵었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지만..

'아닌데..뭐지??'

 

" 야.. 임마.. 오늘이 부부의 날이잖아.."

 

케잌 사갈건데 무슨 케잌이 좋으냐구 묻는다.

"쵸코케잌 작은 거 하나 사오시던지용.."

 

'참나..우리가 언제 부부의 날 같은 걸 챙겼다구..'

 

 

 

 

 

 

 

 

 

 

 

 

 

 

 

 

 

 

 

 

 

 

 

 

대학생이 된 이후로

허구헌날 자정이 임박해서야 귀가하시는 큰 딸..

학원에서 자정이 다 되어야 귀가하는 우리 자근 딸..

그러니 내남자 늦는 날이면 컴컴한 거실에서

나 홀로 무료한 날이 많고..

내남자 일찍 들어오셔도 우리 둘이는 심심하다.

 

딸내미들 기다리는 늦은 밤..

술 한 잔 하러 가자시는 내남자..

갱년기가 오려는지 요즘들어 늘 몸이 고단한 나..

별루 땡기지 않지만 내남자가 가자시니

쇼파에 널부러진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나갈 채비를 한다.

 

분위기 좋은 호프에서 시원한 생맥이나 마셨음 좋겠지만..

늘 막걸리나 모주만을 고집하시는 내남자..

 

막걸리에다 홍어안주를 시키고..

별 특별할 것도 없는 날..

별 특별한 대화도 없이 ..

 

우리 둘이는..

암모니아냄새 톡 쏘는 홍어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신다.

 

 

 

 

 

 

 

 

 

 

 

 

 

 

 

 

 

 

 

 

 

 

부부의 날이란다.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모르나..

 

부부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 보는 날..

 

 

스무 살에 만났고..

 

내 나이 지천명이 코앞이니..

 

그럭저럭 30년 가까이 함께 한 당신과 나..

 

 

 

우여곡절..

 

파란만장하지 않은 부부의 삶이 있을까..

 

돌아보니 우리도 그랬다.

 

한결같이 사랑한 건 아니였다.

 

투닥투닥 싸우고 부딪치고 그러다 냉전까지 치룬 날도 많았었다.

 

미워 죽겠는 날도 더러 있었고..그런 날이면..

 

운명이라 여겼던 우리의 만남이 비껴 간 내 운명의 결과인 것만 같았다.

 

그러나 칼로 물베기라 그랬던가..

 

결국은 그 모든 장미전쟁은 칼로 물베기식으로 끝이 나곤 했다.

 

 

 

그 모든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월을 뭉뚱그려 보면.. 사랑..이였다.

 

이 남자가 나를 참 마니 사랑했구나..

 

사랑해 주었구나..

 

부부로 투닥투닥 살아온 세월..

 

결국은 사랑이였음을 느낀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

 

또 다시 미워할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내남자도 나도 세월 앞에 조금씩 무기력해지는 나이다.

 

바라보면 괜스레  짠하고

 

깊어진 주름 희끗해지는 흰머리가 안쓰러운 나이다.

 

 

살아온 날들.. 살아갈 날들..

 

문득문득 허무하고 외로운 건 나만의 느낌만은 아닐 것이다.

 

내남자도 그런 쓸쓸한 날 많았을 것이다.

 

 

서로 의지하고 토닥여 주고

 

길을 걸을 때도 서로 손을 꼬옥 잡고..

 

앞으로의 세월은 그렇게

 

서로 기대이고 마음 의지하며 가야 하리라..

 

 

당신과 나..

 

 

 

 

 

 

 

 

 

 

 

 

 

 

 

 

 

 

 

 

 

♬~ 결혼기념일의 노래-사랑방

 

 

 

 

- 벗 님 -

첫장의 사진 둘째 사진으로
그과정이 부부의 날을 느끼게 하네요 ㅡㅡ
마지막은 차한잔으로
으 ㅡㅡㅡ
좋은 주말 가지세요 ㅡㅡ 참 막걸리네요 ㅎㅎ?

후훗~

부부의 날이란 게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부부의 날을 핑계삼아..

술 한 잔도 나누고..나름 괜찮은 날인 거 같아요.^^*

멋진 글!
내남자가 저남자로 변하지 않기를...ㅋ

참!
그리고 사진들이 좋아요.^^*

후훗~~

남편..

내 편이 아니라.. 남의 편..

살면서 가끔 그렇게 느껴진 적도 있었어요.ㅎ~


주전자나 문풍지문이..

사진을 더 정감있게 해주는 거 같아요.

감사해요. 강춘님..^^*
노래선정도......어쩜 이리도 ...딱.....?^^

저두 덩달아 기분 업.....ㅋ

어느 노래방카페의 주인장이신

사랑방님이 직접 부르신 건데..

음성이 참 포근포근하시죠? ^^*
맞습니다
서로 안아주고 토닥여 주고.....
늘그막에 그래도 함께 해 줄 사람은
부부밖에 없다는 말 .....
부부의 날 다시 한번 돌아보는 말입니다
소담<------ 요 놈이 막걸리 엄청 좋아하는데
침이 그냥 꼴까딱입니다 ㅎㅎㅎ

맞아요..

살아갈수록..내남자..내여자밖엔 없다는 생각..

미우나 고우나..내 곁에 있는 옆지기가 최고죠.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동안,.너무 무심했거든요..


후훗~~

그러셔요?

내남자도 막걸리 매니아..

언제 두 분 함께 한 잔 하셔도..ㅎㅎ~~
부부의날이
부부 쌈 시키는 날이 되고는 하는데요
자기 친구 누구는 휴가내서 부부의 날 기념으로 여행간다는데...
뭐 하는거냐고..악을 박박...ㅎㅎ

후훗~~

그러게요..

누구네는 여행간다는데..

내남자가 암것두 안해주면..

정말 화날 거 같아요.ㅎㅎ~~

싸우면서 화해하고 또 정들고~~~
이제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하는데~~

이제 크게 싸울 일은 없는데..

그래도 간혹 부딪치는 일이 생기네..

그러면서 또 한 고비 넘기고..

저희는 아직 1라운드 중이니
깊이 참고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후훗! 그러셔요..?

걍.. 져 드리세요..

지는 게 이기는 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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