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빌라 화단에 감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딱히 주인이 정해져 있지 않는 공동의 화단이라..
관리사무소에서 가지치고 약치고 돌보긴 하나..
매실나무도 그렇고 은행나무도 그렇고..
누군가 그 열매를 수확하진 않는다.
그저 관상용으로 대롱대롱 매달려있다가
땅바닥에 툭툭 떨궈지거나..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로 말라비틀어 가곤 한다.
오늘 아침길에도 보드블록 위로
잘 익은 홍시 몇 개가 무참히 터져 있었다.
요즘 매일 아침마다 목격하는 광경이다.
♥
♬~~홍시 - 나훈아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눈맞을세라 비가 오면 비젖을세라
험한 세상 넘어질세라 사랑땜에 울먹일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도 않겠다던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회초리 치고 돌아앉아 우시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바람 불면 감기 들세라 안먹어서 약해질세라
힘든 세상 뒤쳐질세라 사랑땜에 아파할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찡 하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울 엄마가 보고파진다
오며가며 감나무에 매달린 다홍빛 홍시빛깔이 참 곱다는 생각을 한다.
한켠 고대로 매달린 채 말라가는 홍시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이제는 찬 겨울바람과 햇살에 홍시가 쪼그라들면서 곶감이 되려한다.
간혹 겨울새 몇 마리가 날아와 홍시를 쪼아먹곤 하는데..
새들에겐 참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리사무소에서 저 대롱대롱한 홍시들을 수확해서
빌라 경로당에 드려도 좋릉 법한데..
그러면 또 까탈스런 누군가가..
왜 공동의 소유를 그리 하느냐..따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냥 이런저런 말 듣기 싫어 저대로 방치하는 걸까..
또 한켠 생각해보면..
한 여름 내내 빌라화단에 모기며 병충해 예방을 위해 수시로 약을 치니..
아무리 탐스런 열매가 열려도 나부터도 딱히 따먹고픈 생각이 들진 않는다.
그런 이유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새들에겐 참 다행한 일이다.
- 벗 님 -
제가 기분좋게 술 한잔하면 흥얼거리는 18번인데....ㅎㅎㅎ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쭈구렁 홍시가
왠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네요
요즘 제 심장도 저 말라비툴어진 홍시랑 비슷해요....ㅋㅋ
- 송학(松鶴) 이규정
- 2014.12.11 11:42 신고
- 수정/삭제 답글
늦은 아침에
홍시
아름다운 풍경
좋은 노래에 쉬어감에
감사드리며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발그스레 말랑말랑 감홍시...
도시 아파트에서도...
볼수 있는 정겨운 풍경들이네요...^^
올해는 모든 농사가 대풍년이라는데....
그렇잖아도
시댁에 오가며 볼수있는
시골마을에서도 무공해 감을 딸 사람이 없다구
걍~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감나무들이 참 많더군요...^^
여전히~
사랑스런 글귀...
더불어 여울져 갑니다..^^
행복한 미소 늘~ 사랑스럽게요~ 고우신 벗님!~~^^*
멋있네요
산방 데크 난간에도
지난 가을 감을 깎아 매달아두었더니
아주 맛있는 곶감이 되었답니다
30개 매달아두었는데
오며 가며 따먹었더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더라구요
내년엔 좀 더 많이 만들까 합니다
행복한 저녁 시간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