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2월 24일.바람 몹시 불고 추움..
♬~~
숨어 우는 바람소리 / 이정옥
둘이서 걷던 갈대밭길에 달은 지고있는데
잊는다 하고 무슨 이유로 눈물이 날까요
아~길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우는 바람소리..
한조각 미련은 저 떠도는 구름 위에 실어보내고
가슴에 묻어있는 아픔일랑은
바람불 때 씻겨 날려보내 버리자.
그리고 똑같은 후회와 아픔으로 인해
똑같은 농도의 슬픔을 가지지는 말자.
어리섞고 깨달음이 없는 자만이 그렇게..
반복되는 허무를 느끼는 것이다.
한 번이면 족하고 한 번이면 충분히 괴로왔을 것이다.
더 이상의 괴롬은 죄악이고..이미 죄악이였다.
우리에게 남은 일은
용서받고 용서하는 일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아니..이러한 용서도 필요없다.
단지 나는 네게 진실하였노라
훗날 나란 존재를 잊어버릴 때도 진실하게만 잊어버려라
거짓없는 기억으로 하얗게만 잊어버려라.
-스무살 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