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봄이 오면 外
친구 하나 봄바람처럼 내게로 온 날..
내 마음 봄날처럼 참 따스했던
20여년 전의 어느 하루..
87년 2월 7일. 토. 따슨 날..
가슴이 사르르~녹아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뛰쳐나와 햇살 아래 서보았습니다.
아슴히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올 때..
나는 추억을 상기하엿습니다.
지금 땅밑에서 생명이 움트고 있듯이
겨우내 얼었던 대학가가 녹아 젊은 소음을 흘러내고 있습니다.
참 좋은 날입니다.
벗님..
미정이가 왔었답니다.
연락 한 번 하지 않은 무심했던 나를 찾아 ..
친구 하나..봄바람처럼 내가슴을 휘감아돕니다.
나는 한껏 눈으로 미소하며..
깔깔거리는 그 애의 초록빛 음성을 좋아하였습니다.
아~결코 외로운 세상은 아닌가 봅니다.
시의 음률처럼..세상이 그런 낭만은 아닌 줄 알지만
그래도 우리의 삶은 한 편의 시로 흘러야 하지 않을까요..?
친구에게 못다한 한 마디..이제금 '미안해'하며..
나는 옛날 그애가 주었던 달빛같던 미소를 가슴에 꼬옥 안아 봅니다.
눈물나도록 정다운 그 날의 우리 두 손을 생각합니다.
땀이 베이도록 꼬옥 잡고서 하교하던 기쁜 우리 둘을 기억합니다.
나는 행복하였고.. 행복하고..행복할 것입니다.
내겐 추억이 있으니까요..
내 마음만 허락한다면 영원히 내 안에 안주할
그 날들이 있으니까요..
벗님..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가난한 화가들의 넉넉함을
한 폭 명화보다 감동있게 보았습니다.
봄으로 향하는 겨울날의 끄터머리에서..
하얀 도화지위에 마지막 미련을 색칠하는 화가의 손길은..
아~진정 소박하고 힘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결코 겨우내 춥지 않았을겁니다.
남루한 그들의 옷차림은 떨고 있지만..
그들은 도화지보다 더 순결하고 창백하게..
또는 강렬하게..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요..
-870207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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