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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영원히 슬퍼할 순 없지 않은가

by 벗 님 2014. 10. 12.

 

1987년 2월 24일.. 바람 몹시 불고 춥다

 

 

 

 

1221

 

나의 한시절은 그렇게..

눈물처럼 나를 실은 채 흐른다.

 

애잔한 물결의 일렁임처럼..

가슴 속엔 짙은색의 고뇌가 꿈틀거린다.

 

들판에 파릇한 새쑨인 듯 새로이 서고싶다.

지나버린 일들이 아프고 괴로와서 잊어버리려 한다면..

도피이고 비겁이고 굴복이다.

 

 

 

 

 

 

 

 

아~받아들이자.

그렇게 그렇게 살아온 나의 날들을 부정하지 말고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두 눈을 감고서 인내하면 되는 것이다.

몇 번이고 ..헝클어지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지난 하루하루들을

정리하고 정리하면서..차라리..

아름다웠다고만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흐르고 있지 않은가..

어찌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랴..

이미 나는 이만큼이나 살아왔고 또 살아가야만 하는 것을..

과감하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수줍고 두려워 움츠리고 지내온 그날들이 결코..

산다는 것의 진실은 아니리라.

갈대처럼 부대끼며 몸과 몸..마음과 마음..사랑과 이해로

우리 서로를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친구라면 정말 좋겠다.

 

 

 

 

 

 

 

 

 

 

 

 

 

 

 

 

아~무엇이였을까?

그러한 것들이 소중하기도 하지만 그토록 소중해야만 하는 것들일까?

과연 잊혀질까?

사노라 어떨땐 깡그리 잊어버리기도 할까?

한순간의 슬픔으로 인해 영원히 슬퍼할 순 없지 않은가?

 

산다는 건 때론 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모두는 이미 잊혀진 존재들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토록 외롭고 허전한 것인가 보다.

곧 찢어질 듯한 가슴으로도 살아왔는데..

도대체 무얼 두려워한다는 말인가

 

어떠한 고통 아픔 슬픔 충격도

한마디 부정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언제나 살아가야지.

이미 내앞에 잔뜩이나 진열되어 있는 이러한 것들을 결코

외면하지 말고 고스란히 받아들이자.

이것이 내 운명이였노라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위로하자.

 

 

 

 

 

 

 

 

 

 

- 스무살 일기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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