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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사랑 부작용

by 벗 님 2014. 10. 26.

 

 

 

 

87년 8월 6일.목. 맑음.

 

 

 

 

 

 

 

 

 

 

 

 

오늘도 어제처럼..

하루가 아무 의미없이 지나가 버렸다.

두번 다시 올 수 없는 오늘 이 시간..

도대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일까?

 

수많은 시간들을 아무 한 일 없이 소일해 버렸는데..

내겐 그 어떤 자책이나 안타까움도 느껴지질 아니하고..

그것이..그러한 순간순간이 그렇게나 소중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굳게 믿고 열심히 살아가려던 나의 다짐들..

이제는 왜 부질없이 공허한 것일까?

 

 

 

 

 

 

 

 

 

 

별을 바라본지도 꽤나 된 것 같다.

그래서 내 가슴이 이렇게 허해져 가고 있는 것일까?

 

사랑하는 내 가족들..엄마 아빠 내 동생들..

그러나 나는 과연 진실로 내 가족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장담할 수 있을까?

부끄럽다 . 내 알량한 사랑이..

 

내 자신이 싫어진다.

내 표정이 우울하다.

슬픔도 기쁨도 잊어버린 내 얼굴이 조금은 불쌍한 것도 같다.

살아간다는 것에 그리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지금..

나는 어찌해야 하나?

 

 

 

 

 

 

 

 

벗님을 부를 수 없을만큼 지쳐버린 내 추한 모습..

벗님에게 아무말 하고 싶지 않다.

오로지 내 슬프고 외로운..때론 행복한..

그런것들만 벗님에게 들려주고 싶다.

 

작금의 나..

도대체 무슨 꼴이란 말인가?

 

슬프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고..

 

그냥..

 

살아가는 일이 권태롭다 느껴진다.

 

 

 

친구들에게 편질 띄우고 전화하고 만나서 얘기 나누고..

훗~그런 것들도 그다지 흥미 없다.

나혼자 이대로 멍청히 있는게 오히려 평온하다.

아무 생각도 가지고 싶지 않다.

사랑..

그딴 것도 필요없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거라고 했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날에..

나는 왜 우울해지는 것일까?

이제는 만남에 대한 설레임도 기대도 반가움도 ..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 건 가지지 않는 게 오히려 편하지..

나 또한 타인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할텐데..

주지 말고 받지도 말자.

이것이 내 생활신조였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왜 이럴까?

내가 왜 이러는 겔까?

왜 모든 일들이 무료하고 짜증만 나는 것일까?

내 꿈..내 사랑....내 소망이 산산조각으로 찢기어 흩어졌다는 암담함과..

허탈과 절망때문인 것일까?

 

 

그동안 용케 잘도 견뎌왔건만..

이제와서 이토록 어이없게 허물어지는 내 모습이 너무 비참하다.

그러나 일어나야만 하겠지!

괜찮아지겠지 뭐!

또 다시 삶을 찬미하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겠지!

난 꼭 그렇게 되도록 할 수 있을거야!

난 해낼 수 있을거야!

 

 

 

 

- 스무살 일기中 -

 

 

 

 

 

 

 

 

 

 

♬~~

 

 다시 사랑해줘요-페이지

 

 

사랑했으니 이별도 있다고
체념해도 내 맘처럼 그게 안되요


 

죽을만큼 사랑했어요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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