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입구 경비실 앞..
손바닥만한 화단에 철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계절꽃이 피고 진다.
요즘 한창 단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도라지꽃..
그리고 분꽃이랑 봉숭아꽃..
모두 나 어릴 적의 추억의 꽃들이라 더욱 정감이 가..
한 번 더 시선이 가는 곳..
아침운동 가는 길..
음악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꽂으며 급히 지나가노라면..
굳이 나오셔서 인사를 건네는 경비아저씨..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길만 주고 지나치기만 하던 이 화단 앞에 멈추어..
꽃을 담는다.
화단이랄 것도 없는 작은 자투리땅에 빼곡히..
도라지꽃이랑 봉숭아,분꽃이 서로 속살대며 다투어 피어있다.
폰에다 꽃을 담고 있노라니..
아저씨께서 나오셔서 말을 건네신다.
"꽃이 예뻐요?"
"네..다 어릴 적 동네화단에서 만나던 꽃이라 더 예쁘네요."
"이 꽃들 아저씨께서 심으신 거예요?"
왠지 그럴 것 같아 여쭈었더니..
아저씨께서 직접 심으신 거란다.
꽃이야기에서 서로의 고향이야기까지 나눈다.
아저씨도 유년의 추억,고향 생각이 나
이 꽃을 심으셨을 것이다.
내가 이 작은 화단에서 내 유년의 꽃밭을 추억해 내듯이..
아마 그런 아련한 심정으로..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