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하루 전..새벽 5시경에 도착했다.
자정무렵에 출발했으니 5시간 가량..
요즘은 똑똑한 네비가 가장 빠르고 막히지 않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어
그리 막히지 않고 시골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결에 일어나신 허리 굽으신 어머님이 우리를 반겨 맞아주신다.
여장을 풀 기력도 없어 딸들과 나는 방으로 들어가 다시..
까무룩~~~
♥
달그락 달그락..
주방에서는 어머님이 조심스레 아침준비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 7시..
여독이 풀리지 않아 누워 뒤척이다 겨우 몸을 일으킨다.
아주버님들은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머님..저 동네 한 바퀴 돌고 올게요."
불량며느리인 나는 아침산책을 나가기로 한다.
우선 가을내음이 물씬 나는 시골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본다.
어머님은 수돗가에서 무언가를 다듬고 계신다.
올 여름 싹뚝 전지를 해버린 포도나무..
저 포도나무만 보면 생전의 아버님 생각이 난다.
기다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우리들에게 알알이 영근 포도를 따서 주시던..
우나도 쏭이도 저 포도나무만 보면 할아버지 생각이 난단다.
이젠 저 포도나무도 아예 잘라버릴 거란다.
먼지 뽀얀 아버님의 헛간에는
주인 잃은 농기구들만 녹슬어가고 있다.
올해는 고추농사를 짓지 않으셨단다.
어머님 홀로 이런저런 농사를 짓기엔 역부족인데다..
효자 아들들이 어머님 힘드실까봐..
농사일을 극구 만류한다.
어머님께서 소박하게 말려둔 빨간고추 풍경이 정겹다.
![](https://blog.kakaocdn.net/dn/tCvDP/btrNi5mwwJd/YmBOAD2xnJGnd35Iw4ZjN0/img.jpg)
저 자그마한 방에서 어떻게 다들 잠을 잤을까..
남정네들을 뺀..세 며느리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잠을 자던 곳..
우풍이 심해 자고나면 코끝이 빨갛게 시려웠던 방..
아버님은 낮부터 군불을 때우셨고..
아버님의 그 뜨거운 사랑으로..
방바닥은 절절 끓어 아랫묵은 피해서 자야만 했던 방..
밤새 식은 방을 데우시느라..
새벽 일찍 깨어 군불을 때우시던 아버님..
이른 새벽 잠결에 들리던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가던 소리..
아버님의 소리..
아버님의 추억..
이제는 쇳대가 채워지고..
저 방에서 도란도란 커가던 아이들과의 추억도 아련해져 간다.
이제 얼마 후면 아버님의 세 번째 기일이다.
- 벗 님 -
♬~~ 그리움만 쌓이네 / 노영심
명절 치루시느라 몸살이나 안나셨는지?
막바지 더위와 명절후 휴일이 길어서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명절분위기를 즐기셨겠어요.~
이제 긴 명절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년말까지는 연휴도 없어 열심히 일을 해야 할 시기인것 같습니다.
들녘에 서면 곡식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입니다. 오늘이...
이번주 중반부터는 기온이 갑지기 떨어져서
본격적인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될것 같습니다.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에 감기 걸리시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연휴후 맞는 새로운 한주... 웃음이 가득하고 행복한 한주 되세요. ~^)^
저희 시댁은 작은집이라..
제사나 차례지낼 일이 없어..
다행히 명절몸살같은 건 없는 편이랍니다.
추석연휴..마니 더웠는데..
정진님의 고향도 그러셨는지요.
그래도 추석즈음의 고향 풍경은 참 아름답지요.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들로
담장마다 웃음꽃도 피어나고요.
정진님도..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고향이 서울이라서 명절때가 되면
텅빈 서울에서 이곳저곳을 밀리지 않고 잘 다닌답니다ㅎㅎ
내일부터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 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남은시간도 행복하게 지내세요.~^^
추억에 제맘도 짠해지네요!!
잘다녀 오셨겠지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 추석~~
저는 어제까지 내내 근무하다가
오늘부터야 쉬고 있습니다 ㅋㅋ
- Winter apple
- 2013.09.23 14:28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어제 왠종일 들었는데....
벗님두~~~ㅎ
뜰이 정겨워요
돌아앉아계신어머님도 정겹고^^
저 위에 전지 해 버린 포도나무 곁엔 들깨도 보이네요.ㅋ~
새로이 찾아온 일상이네요.
저는 긴 휴일이 좋았는데요....
오늘은..오랜만에...뿌나여행기에 취하다...벗님님이 남긴..2010년 3월 1일글..아침 8시경...
터키에 대한 환상과 꿈이 있어요.
꼬 한 번은 가보고픈 나라..
준비는 해두셨는지...
벗님이 본 터어키의 글을 꼭 !! 보고픈 뿌나입니다..ㅎㅎ
늘~ 건강하기...
추억이란 이름으로...그리워하고...또 아파하고..그것이 라이프아닐까요!? ^ ^
좀 피곤하지만 기분좋은일도 있고~~~
많이 힘들제?
이제 올라왔나 모르겠네~~~
추석명절은 정신없이 보냈을듯~~~
다음달에 당진으로 올라간다~~ [비밀댓글]
그래도 그렇게 때가 되면
찾는 며느리이니 제대로 된 며느리인 겁니다요.
포도는 왜 자르시나요? 건사하기 힘드셔서 그런가요?
손때묻은 농기구....주인 손을 기다리는 듯 하네요.
아닌거 같은데..^^:
잘 지내셨는지요..^^
사진속의 풍경이
넘 정겹고 푸근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