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 꽃으로 남아 향기로운 꽃들도 있지만..
지금은 바야흐로 연두빛 봄세상이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눈부시던 벚꽃잎들도..
그 하얀 꽃자리 마다 연두빛 움을 새로이 틔우고 있는 중이고..
하얀 백목련도 뚝뚝 제 온 몸을 떨구었고..
바톤터치라도 하듯 자목련이 벙그는가 싶더니..
지금은 허드러져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시점..
울동네 지천으로 향기롭던 매화나무도
엊그제 내린 비에..
그 여린 꽃잎들 다 떨구어버렸다.
♥
이제나 저제나..
매화가 언제나 피려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봄날의 어느 하루..
언제나처럼 춤추러 가는 아침길..
골목길 주택가 모퉁이에 서있는 달랑 한 그루 매화나무..
그 나무에 하얗고 청초한 청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
그대를 처음 본 순간
내 가슴 너무 떨렸어요
그때 이미 예감했죠
사랑에 빠질 것을
바쁜 아침시간..
그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가방을 땅에 내려두고 주섬주섬 디카를 찾아..
여념없이 청매화를 담는다.
싱그러운 아침햇살에 더욱 청초한 꽃잎..
그 고결한 자태에.. 그윽한 향에..
한참을 매료되어 있는데..
저만큼 현숙언니가 바삐 지나가며..
"늦었는데 거기서 뭐하구 있어? 얼른 가자.."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