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어스름녘에..
자전거로 호수나 한 바퀴 돌까..하며 우나 학원 가는 길에 따라나섰다.
학원 가는 길까지 딸아이 길동무도 해줄 겸..겸사겸사..
가을 밤공기는 더도 덜도 말고 딱 알맞게 몸으로 마음으로 감겨온다.
찬 겨울이 시샘처럼 성급히 들이닥칠까 미리부터 걱정이다.
이 가을..이 느낌..너무 좋아..오래오래 느끼고 시퍼..
올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거란 예고가 있었기에..
계절보다 마음이 더 추워질까..미리부터 걱정이다.
딸아이가 학원 건물 안으로 사라져 안보일 때까지
그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미..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무심히 건물 안으로 사라져버리는 딸..
기집애..
그래도 원래가 시크한 성격인줄 알기에 서운함보다는..
그러려니..
◆ 인디밴드 이상한 술집
♬~~
돌아가는 시계바늘 찢어지는 하얀 달력
이상은 아주 큰데 현실은 몰라주고
가진 건 꿈이 전부인데
돌아오지 못할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시 오지않는 아름다운 나의 청춘
이맘때면 휴일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으려니 했는데..
호수는 여느때보다 더 복작인다.
끝났으려니 했는데..호수예술축제가 아직 진행 중인가 보다.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이 두어군데..
그리고 곳곳에 마임이나 거리공연같은 것이 진행 중이였다.
일단 호수를 한 바퀴 돌려니 밤운동 나온 운동족들도 만만치 않아..
자전길까지 침범한 사람들로 하여 아찔한 적도 몇 번..
특히 아이들은 아무데서나 예고 없이 툭툭 뛰어드니..
하여..자전거 타기는 포기하고 마침 인디밴드의 공연이 한창이기에..
자전거를 멈추고 젤 뒷자리 연인과 부부가 앉은 틈새를 비집고 자리를 잡는다.
맑고 청아하면서도 호소력있는 여자보컬의 음색에
잠시 마음을 실을 수 있어 좋았다.
음악은 ..노래는 ..
외로운 누군가에게 참 많은 위안과 위로를 안겨준다.
쓸쓸함 짙어가는 가을밤엔 더욱..더..
가난하지만 음악계의 철학자들이라 불리우는 인디밴드..
인디밴드를 검색해봤다.
인디밴드란 Independent Band 곧 자립형 밴드를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대형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상업적인 대중음악과 달리 본인들의 독립된 자본으로
레이블이나 밴드를 꾸려나가는 사람들이다.
"술을 좋아하고 비를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인디밴드 <이상한 술집>입니다."
밴드 리더인 기타리스트가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술을 좋아하고 비를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그 멘트가 근사해서 나는 속으로 몇 번을 되뇌었다.
이상한 술집..
밴드이름도 참 낭만스럽다. 톡톡 젊은 개성이 넘치고..
내가 세상에서 젤 부러워하는 사람이 노래 잘 하는 사람이다.
그러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실로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자신의 노래를 사랑해주는 수많은 청중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환호 속에..
갈채 속에..
그러한 매순간마다 얼마나 뭉클하고 행복할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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