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구월 어느 하루

by 벗 님 2011. 9. 25.

 

 

 

801

 

9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주파수가 가을모드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참 오랜날 동안의 가라앉음을 일으켜..일찌기..

문밖을 나섰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바람에

 

가을내음이 묻어옵니다.

 

하늘 좀 보아요. 그대..

 

보고 있나요? 

 

 

 

 

 

 

 

 

 

 

빌라 현관 앞에 밤새 버려졌을 저 양말 한켤레..

몇호집 계집아이가 놀다가 깜빡 벗어두고 간 걸까..

너무도 앙증하여 피식~~웃음이 난다.

 

아?

오늘은 자전거를 탈 수가 없구나..

저어기 삐죽이 보이는 내자전거 뒷바퀴..

파삭~ 내려앉은..

 

 

 

 

 

 

 

 

 

울동네 고양이들은 일반의 집고양이보다 호사스럽다.

온동네 사람들이 다 주인이고..

온동네 아이들이 다 친구이고..

게다가 불려지는 이름도 있다.

 

눈빛이라도 맞추어 말 걸어 주면..

살그머니 다가와 다리에다 부비부비를 해준다.

애교가 장난이 아니다.

 

한날은 우리집 현관까지 따라 들어오려고 하는데..

마침 옆집여자가 문을 열고 참치캔을 주니..

그 집으로 뽀로로~~

 

 

 

 

 

 

 

 

 

지난주에 신청한 요가를 하러 가는 길이다.

양산이라도 받쳐올걸 그랬나..

9월의 상큼한 햇살이라도 아직은 따가운..

 

문득..내 시선이 멈춘 곳..

공원벤치에 버려진 찐빵..

저 집 찐빵이랑 왕만두는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좋은데..

영 입맛에 맞지 않았던 걸까..

덥썩 한 입 베어물고는 저리 버려두고 가버렸네..

 

다시 문득..

그제 라페에서 마주친 두터운 겨울점퍼를 입은 걸인아저씨..

라페벤치에 누가 마시다가 버려두고 간..빈 캔깡통을 줏어

한 방울이라도 있을까..입안으로 탈탈 털어넣던..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가슴만 서늘해졌다.

 

그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서글프다.

인생이..

 

 

 

 

 

 

 

 

 

요가수련을 마치고 ..

피프틴을 빌려타고 호수로 나왔다.

아침에 부랴부랴 챙긴 일용할 양식..

아메리카노 한 잔만 곁들이면 근사한 나만의 만찬..

 

 

 

 

 

 

 

 

 

호수를 한바퀴 바람처럼 휘이 돌고는..

피프틴을 반납한다.

늘 앉던 나무 아래 그늘자리까진 멀어 가지 못하고..

호수가 보이는 그 중 가장 호젓한 벤치에 앉았다.

 

 

아~눈물이 나려한다.

 

아름다운 풍경만 보면..

 

나는 눈물이 나려한다.

 

 

 

 

 

 

 

- 벗 님 -

'♡마이 다이어리 > ♥나의 하루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 가을의 호수풍경  (0) 2011.11.23
호수의 전통정원  (0) 2011.09.26
집으로 가는 길  (0) 2011.09.22
요즘은 춤 안춰?  (0) 2011.09.22
나의 하루를 가만히1  (0) 201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