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주파수가 가을모드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참 오랜날 동안의 가라앉음을 일으켜..일찌기..
문밖을 나섰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바람에
가을내음이 묻어옵니다.
하늘 좀 보아요. 그대..
보고 있나요?
♥
빌라 현관 앞에 밤새 버려졌을 저 양말 한켤레..
몇호집 계집아이가 놀다가 깜빡 벗어두고 간 걸까..
너무도 앙증하여 피식~~웃음이 난다.
아?
오늘은 자전거를 탈 수가 없구나..
저어기 삐죽이 보이는 내자전거 뒷바퀴..
파삭~ 내려앉은..
울동네 고양이들은 일반의 집고양이보다 호사스럽다.
온동네 사람들이 다 주인이고..
온동네 아이들이 다 친구이고..
게다가 불려지는 이름도 있다.
눈빛이라도 맞추어 말 걸어 주면..
살그머니 다가와 다리에다 부비부비를 해준다.
애교가 장난이 아니다.
한날은 우리집 현관까지 따라 들어오려고 하는데..
마침 옆집여자가 문을 열고 참치캔을 주니..
그 집으로 뽀로로~~
지난주에 신청한 요가를 하러 가는 길이다.
양산이라도 받쳐올걸 그랬나..
9월의 상큼한 햇살이라도 아직은 따가운..
문득..내 시선이 멈춘 곳..
공원벤치에 버려진 찐빵..
저 집 찐빵이랑 왕만두는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좋은데..
영 입맛에 맞지 않았던 걸까..
덥썩 한 입 베어물고는 저리 버려두고 가버렸네..
다시 문득..
그제 라페에서 마주친 두터운 겨울점퍼를 입은 걸인아저씨..
라페벤치에 누가 마시다가 버려두고 간..빈 캔깡통을 줏어
한 방울이라도 있을까..입안으로 탈탈 털어넣던..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가슴만 서늘해졌다.
그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서글프다.
인생이..
요가수련을 마치고 ..
피프틴을 빌려타고 호수로 나왔다.
아침에 부랴부랴 챙긴 일용할 양식..
아메리카노 한 잔만 곁들이면 근사한 나만의 만찬..
호수를 한바퀴 바람처럼 휘이 돌고는..
피프틴을 반납한다.
늘 앉던 나무 아래 그늘자리까진 멀어 가지 못하고..
호수가 보이는 그 중 가장 호젓한 벤치에 앉았다.
아~눈물이 나려한다.
아름다운 풍경만 보면..
나는 눈물이 나려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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