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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정월대보름에 대한 유년의 추억

by 벗 님 2012. 2. 7.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하여

베란다 창을 열고 어두워지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흐릿한 하루..환한 보름달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정월 대보름..

우리 다섯째 영아의 생일이기도 한 날이다.

보름달 마냥 동그스름하니 이뻤던 내 동생 영아..

애 둘 키우면서 은행다니느라 요즘 얼굴이 반달이 되었다.

우나랑 쏭이더러 이모에게 추카문자라도 보내라 했는데..

까먹었지 싶다.

 

어제 장을 보러 갔더니 부름으로 깨물 땅콩이나 호두가 왜 그리 비싼지..

것두 중국산인 주제에..

너무 비싸 호두는 포기하고 땅콩만..

그리고 저번에 가로수길에서 줏어둔 은행으로 부름을 대신하기로 한다.

 

아침..그래도 대보름날인데 구색은 갖춰야할 것 같아..

그냥 집에 있는 잡곡이랑 콩에다 엄마가 뽀얗게 깎아 얼려주신 밤..

이렇게 대충 넣어 오곡밥을 짓고..

나물은 열 두가지를 해야 한다는데..

그냥 엄마가 말려주신 산나물이랑 미역 콩나물 완전 초간단 나물로..

 

쏭이가 먹고싶다던 약식이랑 은행볶기는 이 글을 마름하고 바로 해야겠다.

그리고 영아에게 생일추카 메세지도 띄우고 엄마한테도 전화 한 번 넣어봐야겠다.

찰밥 드셨는지..

 

 

 

 

 

 

 

 

 

 

해마다 정월대보름이면 떠오르는 유년의 기억들이 있다.

아주 어렸던 이유에서일까 필름이 끊긴 것처럼 연결되진 않지만..

또렷하게 남아있는 몇몇 장면들은 때마다 선연히 떠오른곤 한다.

 

 

그 시절엔 우리 동네아이들은 나이성별을 불문하고

함께 어울려 놀았던 적이 많았었던 것 같다.

정월대보름이면 아이들은

커다란 플라스틱바가지나 박바가지를 들고 마실을 돌기 시작한다.

간혹은 잘 모르는 윗동네에까지 과감히 진출하기도 하면서..

어느 집이나 대문이 활짝 열려져 있던 그 시절..

마당에 들어서서 <찰밥주세요.>이렇게 외치면..

열이면 열..아주머니들은 바가지에다가 푸짐하게 찰밥이랑 나물을 담아 주셨다.

그렇게 바가지에 그득하게 얻어온 찰밥을

누구네 집 툇마루같은데 옹기종기 앉아 먹곤 했는데..

집집마다 맛도 때깔도 각각인 찰밥과 갖은 나물의 그 간간하고 쫀득한 맛이란..

그 시절의 푸짐한 인심이란..

 

 

 

 

 

 

 

 

740

 

 

 

어스름이 깔려오기 시작하면 굳이 약속을 하지 않아도

동네아이들은 달맞이 하러 뒷동산엘 오른다.

그리고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손에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했었다.

 

다른 기억들은 모두 희미해져 아스라하지만..

그렇게 강강술래를 하며 놀고 있노라면

언덕너머에서 둥글고 환한 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그 어린날에  뒷동산에서 언니오빠들이랑 보았던 보름달..

바로 눈 앞에서 손에 잡힐 듯이 떠오른 달..

태어나 살며 지금까지 그렇게 크고 환한 달을 본 적이 없다.

 

정말 정말 아스라한 기억이지만 그날에 보았던 그 보름달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경이로움이였다.

 

해마다 정월대보름날이면

찰밥을 얻어먹으러 동네원정을 다니던 기억과

강강술래를 하면서 맞이했던 어린 나의 눈에 비친

너무나 크고 환한 달의 추억이 떠오른곤 한다.

그리고 엄마가 달에게 꼭 세가지 소원을 빌라고 하시던

당부의 말도 생각이 나..

나는 정월대보름날이면 달에게 꼭 세가지 소원을 빈다.

 

오늘 저녁 달이 환하지 않아도 달에게 세가지 소원을 말해야지.

 

 

 

 

 

- 벗 님 -

 

박꽃같은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시는 벗님..
마당으로 폴짝폴짝 걸음하는 벗님을 그려봅니다..
마음으로 말하신 세가지 소원을 달님이 들어주실거에요...

시골에서 6살때까지 살았던..보름달.. 기억이 나질 않네요..
대구로 옮겨와서 세들어 살던 집 옥상엘 외할머니께서
보름달을 보자시며 남동생과 저의 손을 잡고 올라가서 봤었지요..
커다랗고 둥그런 달이 어찌나 크게 보이던지 저는 그냥 입을 벌리고 봤던것 같아요..
그때 외할머니께서는 달이 참 밝다 밝아... 하셨는데...
달을 보시면서 무엇을 달에게 소원하셨을지.. 지금에야 알것 같아요..


저도 고향에서 5살까지 살다가 6살 되던 해에 울산으로 이사를 왔어요.

다행히 우리가 정착한 곳이 도심이 아니라

뒷동산이랑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외곽지여서 어릴적 이런저런 추억들이 많아요.

그점 너무 감사하죠. 추억할 유년의 이쁜 기억들이 있어서요..ㅎ~


그래요 ..저도 어릴적 옥상에서 동생들이랑 별 보며 달 보며 잠들곤 하던 여름밤의 추억이 있어요.

외할머니..참 그리운 이름이죠.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많이 없어서..너무 안타깝지만요.


컨디션이 안좋으신 거 같던데..지금은 좀 나아지셨나요?

저도 오늘 좀 가라앉았네요.

요즘 수시로 그러네요.ㅎ~

제 고향에서는 정월대보름을 최고의 명절로 생각했어요.
추석이나 설날 보다도 더 좋아했었답니다.
어린시절(국민학교 2학년 때)... 조금 창피하고도 우스운 일이 있었어요.
저는 시루떡을 무척 좋아하여 '떡보'란 별명이 붙었었는데...
우리엄마가 동네에서 시루떡을 가장 맛있게 만드셨어요.
다른 집 떡들은 두툼하고 간도 별로인데, 우리집 떡은 앏으면서도 맛이 일품이었거든요.
엄마는 떡을 접시에 담아서 집집마다 돌리라고 심부름을 보내셨는데...
그 집에서는 우리 떡을 받고 자기 집 떡을 접시에 담아 주셨어요.
결국 맛있는 우리 떡과 맛이 별로인 다른 집 떡을 바꿔 먹는 거지요.
떡시루를 들여다 보니 1/3도 남지 않은 거예요.
떡보인 저는 떡시루를 들고 무조건 뒷동산으로 도망갔었답니다.
두어시간 지나 추위에 오들 오들 떨면서 떡시루를 들고 집으로 들어갔지요.
그런 나를 엄마는 두 손을 엄마 겨드랑이에 넣도록 하고 꼬옥 안아주셨어요.
"에구 우리 똥강아지... 엄마가 만든 떡이 그렇게 맛있어?"
난 엄마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했어요.
"난 세상에서 엄마가 젤 조아"
엄마의 따스한 품속에서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던지...
정월대보름만 되면 엄마가 무척 그립습니다.
나이들어 점점 늙어 가면서 왜 그렇게 더 그리워지는지........ㅠ_ㅠ

후훗~~

보통은 어릴적엔 떡을 별루 좋아하지 않는데..

전 도너츠랑 단팥빵을 무지 좋아했었거든요.

저두 이젠 나이가 들었는지 떡이 맛나더라구요.ㅎ~

방아님네 고향에선 정월대보름에 시루떡을 만들어 나누는 풍습이 있으신가 봐요.

전 또 처음 들었네요.

김이 모락모락한 갓 찧어낸 시루떡 ..정말 맛날 거 같아요.

얼마나 맛났으면..시루째 들고 내빼셨을까? 후훗~~


아홉살의 방아님을 이리 만나니..참 귀엽고 정겹습니다.

어릴적 영리하고 욕심도 많으셨을 듯 합니다.


어머니..

그 이름만으로도 먹먹해지는 ..


아흔이 넘은 할머니가 쉰 몇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글이 문득 생각납니다.^^*

저도 어제 혹여 보름달을 볼수있을까 하늘을 보았는데 ...
날이 흐려 볼수가 없더군요 ..
벗님의 어릴적 추억속 기억을 들여다 보니
그때는 그렇게 그런 추억을 하나, 둘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계집아이들은 동네 마을회관앞 넓직한 공터에 강강술래를 한다고 하고
사내아이들은 불 깡통을 만들어 돌리며 달집을 태우다..
이집 저집에서 얻어온 찰밥을 한대 섞어 나물과 함께 비벼 배급을 하듯 받아든
보름날의 오곡밥이 어찌나 맛나고 재미나던지 저도 그때의 추억을 떠 올려 봅니다.

오늘은 바람도 많고 날도 많이 춥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커튼을 젖히고 간혹 베란다 밖의 하늘을 쳐다보곤 했는데..

보름달은 볼 순 없었네요.

성석동..맞아요..거기에 논바닥에서 달집 태운 흔적을 예전에 본 적이 있어요.

그 근처에서 텃밭을 한 적이 있어 자주 지나다녔거든요.

플랜카드 걸어둔 것도 기억나고요.

어째..한 번도 구경 갈 생각을 못했는지..


아빠가 깡통에다 구멍을 내주시면..동생들이랑 쥐불놀이 하던 기억..그것도 이제야 떠오르네요.

참 많은 기억들이 희미해지거나 잊혀지거나..그 중 몇몇 기억만 또렷이 남았네요.

40년 가까이 흘렀으니..ㅜㅜ


하루 따스한가 싶더니..다시 추워졌죠..

고뿔 조심하세요 제복님..^^*
벗님의 정월대보름의 추억 잘 보았네요...
저는 할말이 길진 않아요..

다만,
내 더위~~~~~ㅋ
후훗~~더위를 마니 타시나요?

전 더위도 추위도 별루 안타는 편이니..

소담님 더위 제가 살게요.

얼마면? ? ㅋ~

다섯째 영아님의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시고...무슨 선물이 좋을지도...ㅎㅎㅎ
달맞이꽃은 김정호님이 불러야 제 맛이랍니다 ^^
후훗~

진짜 선물 주시게요??

김정호의 달맞이꽃 음원을 구매할려고 했었는데..

다음뮤직방엔 없어서요.

차선으로 제가 좋아하는 장사익님의..ㅎ~


바가지 들고 대보름날 돌았다면
연세 엄청 지긋하시네에~~~ ㅎㅎ
암튼 올해 액운 잘 물리치시고 아름다운 우나 쏭이
건전한 숙녀로 완성 시키시기를^^* 물론 곁지기도 함께 더불어..
후훗~~

아주 어릴적의 추억이여요. 가물가물하는..

조금 커가면서..양옥집들이 생기고 대문도 생기고..

차츰..그런 풍습도 없어진 듯 해요.

그러게요..올해는 액운은 다 물러가고 행운만 그득 했음 좋겠어요.

돌배아저씨네도..그러시길 바래요..행운만땅~~^^*
벗님 특유의 멋진 감성과...음악 멋지네요...달맞이꽃...(근대 노래가 넘 우울 쓸쓸..ㅜㅠ..) ㅎ ^^ 잘지네시죠.
달맞이꽃..이 노래 ..좋죠?

원래는 김정호가 부른 곡인데..

장사익님의 음색이 더욱 구슬프게 들리는 듯 ..


제가 좀 그래요.

쓸쓸하거나 슬픈 노랠 좋아해요.^^*


LAX~wind님도 여전하시죠?

자주 안부 여쭙지 못해 죄송해요.^^*
세가지 소원은 아뢰었는지요..........달님께?

미루어짐작컨데,

첫째두 자식, 둘째두 자식, 글구,,,,,벗님의 남자,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겠죠?

그 소원 모두 모두 다 이루졌음요.

후훗~~

건강과 행복과 돈..간추려 말하면 그래요.

너무 통속한 소원일까요?

물론 예희님 말씀처럼 딸들이 우선이구요.ㅎ~


어찌 오곡밥은 드셨는지요?

전 겨우 흉내만 내었어요.

그냥 넘어가기가 그래서요.ㅎ~


예희님도 소원을 빌으셨나요?

올 한 해..예희님도 소망하시는 바..다 이루시길 바래요.^^*

전 오곡밥에 치어 흰 쌀밥 먹을날만 기다렸죠.
하얀 밥 구운 김, 보름지나 먹으면 꿀맛이었지요--ㅎㅎ
남자애들은 연을 날려보내는 날이기도 했지요.
벗님도 대단한 추억을 가지고 계시네요

추위 가기 싫어 눌러 앉아도 산너머 오는 봄기운이 그냥 놔두지 않을 겁니다.
빨리 도망가라고 그렇게 말해도 안 듣는 건 울 동네 윤재삼촌 닮았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요즘이야 건강상의 이유로 일상적으로 잡곡밥들을 먹지만..

저 어린시절에 쌀밥은 아빠 밥상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것이였죠.

쌀보다 보리나 감자 콩이 더 많은..

하얀 이밥에 구운 김..그거야말로 성찬이였죠.ㅎ~

전 요즘도 쌀밥을 김구이에 돌돌 말아 먹는 거 좋아해요.^^*


입춘도 지나고 봄은 또 어김없이 올테죠.

사람들은 봄을 기다린다고들 하는데..

전 언제나 계절이 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벗님은 둥근 보름달 보셨나요...?
ㅎ..남쪽은 비가 쏟아져서 하늘구경도 못했답니다~
예전 어릴적엔 소나무가지로 달집짓고 그 주변을 맴돌면서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지요~
이 음악소릴 듣고 그 추억들을 생각하니...
아련해 집니다~~ 그리운 그 시절들.... ㅎ
비가 왔었다구요..

달맞이 행사가 제대로 치루어지지 못했겠네요.

여기도 종일 흐려..환한 보름달 구경을 못했어요.


몇몇 장면은 또렷한데..

전체적으론 아른아른한 추억들이에요.

아주 어릴적의..


요즘 아이들은 저런 추억 하나 없으니..


앗 부럼은 먹었는데~~~소원 비는것을 잃어버렸네요~~
이런 지금 포스팅 보면서, 이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소원이야 오늘 밤에라도 빌면 되지요..

오히려 달님은 오늘이 더 한가하실 걸요..^.*~

유년의 보름달에 대한 기억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리는군요
찰밥 얻으러 다니던 풍경과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서 강강술래도 하고
소원도 빌고 자잘한 추억들이 대부분 닮았군요
이번 보름에는 달도 볼 수 없었죠
아쉽게도.
몇몇 장면만 또렷하고 나머진 거의 희미하게만 기억나요.

언니네도 그렇게 유년의 대보름을 보내셨군요.

남자아이들이 논둑 밭둑에서 쥐불놀이하던 거도 어렴풋하고..ㅎ~

유년의 뜨락..추억들

정말 꿈같이 아득해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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