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입을 헤~벌린 채로 선생님의 말씀을 열심히 듣고 있는
쏭이와 단짝 민아..
무엇이 재미난지 다른 아이들의 표정과는 다르게
두 녀석만 활짝 웃고 있다.
일 년 동안 많이도 티격태격 아웅다웅 하더니만
여전히 단짝인 두 놈..
인사말씀 중에 울먹이시던 선생님..
겨울방학동안에 호빵처럼 빵뻥해진 울 쏭이..
웃으면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나 닮은 쏭이의 눈웃음..
졸업앨범을 받아든 아이들은
제 모습이 어찌 나왔나 너무나 궁금하고..
쏭이를 참 이뻐해주시고 아이들을 참 잘 보듬어 주시던
착하고 여리시던 선생님..
그러고 보면 쏭이는 6년 내내 선생님 복이 참 많았다.
교실에 걸려있던 쏭이의 작품..
언니학교 교복이란다.
단짝 민아랑 하은이랑..
제일 친한 남자친구 선엽이랑..
쏭이랑 같이 찍고 싶다며..
쏭이가 많이 챙겨준 친구..
반에서 제일 작고 귀여운 아영이랑..
쏭이가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키를 맞추어준다.
언니랑..
굳이 저 학사모를 쓰고 싶다는 우나..
사진 찍는 거.. 겁나 시러하지만
딸내미 졸업이라 기꺼이 포즈를 취해주는 내남자..
두고 온 게 있다며 교실로 뛰어가서 챙겨온 체육복을 들고 실내화 신은 채로..
언니랑..
나보다 훌쩍 커버린 울 쏭이..
"엄마..나 어릴 땐 키재기 하면 내 얼굴이
엄마 배꼽 부분에 닿았었는데.."
서 너살 무렵을 기억하고 있는 쏭이..
승질 급한 닮은꼴 두 사람..
교문 앞에 서서는 빨리 오라 재촉이다.
쏭이의 모교..
그래서 내게도 의미로운 곳..
울 쏭이가 요즘 들어 젤로 좋아한다는 해물 스파게티..
저번 걸스카웃 진급식에서 받은 문화 상품권(9만원)으로..
한턱 쏘겠다는 쏭이..
딸의 졸업식날에 딸에게 한 턱 근사하게 대접받은 우리..
울 쏭이..
잠들적 마다 뽀뽀해달라..자장가 불러달라..
아가처럼 징징 졸라대더니
어느새 훌쩍 자라 ..아이에서 소녀로 가고 있는 나의 딸..
열 네살..
이 엄마에겐 가장 꿈 많고 가장 빛나던 시절이였었단다.
그렇게 빛나는 한 시절을 보내거라..
친구가 가장 좋은 나이..
풀꽃처럼 순수하고 이쁜 우정도 키우렴..
가슴엔 몽글몽글한 꽃망울같은 꿈을 키우렴..
봄꽃처럼 피어나렴..
아이야..딸아..사랑아..
어느 순간..어느 곳에서도..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렴..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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