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
85.4.10 일기
월이는 너무 착하다.
지금 자정을 넘어 밖은 별들만이 속삭이는 까만 밤..
우리 착한 월이는 피곤에 지친 엄마 대신에 설거지를 하고 있다.
나는 또 눈물이 글썽여진다.
내 눈엔 언제나 가득 이슬이 고여있다.
나는 이 이슬 맺힌 슬픈 눈동자를 사랑한다.
이제 월이는 들어와 책을 읽고 있다.
예쁜 내 동생..
측은한 내동생..
착하기만 한 내동생..
사랑하는 것은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리라..
사랑하는 것은............... 행복하나니라..
난 어쩌면 너무나 행복한 아이인지도 몰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아..그러나 난 알 수가 없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인지..
내가 과연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 삶은 고난인지..
도전인지..
삶은 또 밝고
삶은 가치있고
삶은 아름다와야 해..
적어도 나는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가야지..
숙아.. 오늘 너는 많이 노력했다.
이기적이기만 하던 숙이가 어느덧 무언가를 깨달아 가는 것 같구나..
숙아.. 삶은 그런거야.
철부지적 네가 생각하던 그런 아름아운 것만은 아니야.
많은 이들을 이해하려 애쓰고
그들의 삶의 벗이 되어 줄 수 있는.. 숙..
숙아..
지난날 너의 벗님이의 그 희생적이던 우정의 눈물을
너는 기억해야한다.
삶의 이방인였던 네게
그토록 외로워 눈물짓던 네게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렇듯 포스근히 감싸주던
그 손길..
그 눈길..
그 마음길..
너도 그런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아이가 되어야한다.
숙아..
세상은 차다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란 걸 넌 알아야 한다.
숙아..
오늘은..
외롭지 않았니..?
- 열일곱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