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운 벗님네들..
요즘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오늘 날씨처럼 흐릿한 날들..
이번 봄날처럼 갈팡질팡하는 맘들..
이해하옵길..
87.3.19. 비
비가 내린다.
내가 처음 네게 편지를 띄우던 그날처럼..
이렇게 비 내리는 날에도 너는 훈련을 받고 있을테지..
몸은 건강하고 훈련생활도 잘 해내가고 있는지 걱정된다.
네게 몸 건강히 잘 다녀오라는..
마지막 인사도 변변히 못해서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로의 출발점에 서서
누구나 결국에는 혼자임을 깨달아야만 한다.
나는 언제나처럼 홀로서기를 연습하고 있다.
내 생이 아무리 고달프고 못견디도록 적막하다 해도
그 누가 내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것이고
눈보라 혹한 겨울날 지쳐쓰러진 내 몸뚱아리를
그 누가 일으켜 줄거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산다는 것이 참으로 견디기 힘들어 눈물날 때도
나약한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울더라도 강해지기 위해서만 울테다.
♥
여기에 끄적거린 낙서를 옮겨본다.
이것이 나의 참마음에 좀 더 가까울 것 같다.
잊음이 배반이라면 그리워함은 영원한 신뢰인가..
별 아래에서 고개 떨구면 지나버린 너와의 추억을 자꾸만 생각하고 싶어진다.
설사 가슴이 죄여드는 아픔으로 인해 울고 말지라도.. 이렇게 울면서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이 있음이..
그리운 너가 있음이 ..
차라리 행운이였고 이제금 행복이였다고
수줍은 고백들 가만히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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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