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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인간이기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죄인이 되는 것이다.
자의이건 타의이건
모든 죄악은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벗님-
87.3.27
방금 미정이의 전화를 받았다.
3월 들어 처음 듣는 미정이의 음성..
언제나처럼 밝고 생기가 있다.
나는 그런 미정이가 좋다.
내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적어도 내 주변인들을 대하고 싶다.
어쩌다 사람들이 냉담하다고 느껴질 때면
나는 나의 모자람을 책망한다.
사실이 그러하다는 걸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햇살처럼 미소짓고 싶다.
그늘진 내 눈동자를 타인에게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혼자 있을 때만 우울해하자.
나의 표정에 어둠을 담지말도록 ..
나는 충분히 경멸받을만한 존재이다.
그러나 나를 경멸할 자격을 갖춘 이가
이 세상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추한 언행을 하는 사람을 비판하거나
그들을 경멸 할 수 없음이 슬프다.
내겐 그만한 자격이 없을테니..
그런 생각에 잠기게 되면 나는 한없이 적막하고 고통스럽다.
과거를 지울 수만 있다면 깡그리 지워버리고 싶다는 친구..
너무 더럽고 부끄러워 입에 담을 수 조차 없다는
순수한 마음을 소유한 어떤 친구에게 나는 말했다.
지금 이렇게 네 앞에서 웃고 말하는 나자신도
사람들 앞에 서면 언제나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는 내자신이 부끄럽다.
그러나 이 세상 사람들 중에 과연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순수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너는 결코 부끄러워하거나 죄스러워할 필요가없다.
누구나 그만큼의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스무살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