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1월 16일.비
세상에 태어나
내리는 빗물처럼 애잔한 그리움을 가슴에 담그기가 두 번째
우정과 사랑을 혼돈하면서.. 결국 그러한 감정들이 ..
별 반 차이나지 않는 내 마음의 샘물이였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빗소리가 그리운 이의 발자욱 소리인가 하여
몇 번이나 귀를 쫑긋이 세우고 온 신경을
그 미미한 빗방울의 장난에 곤두세웠는지..
그러나 지금은
기다림의 끝에 분명 매달려 오리라 믿었던 미소를..
나를 향하던 그 미소를..체념처럼 흘리운다.
이 빗소리와 함께 정처없는 행복의 대지 아래로 스며들고픈 내 심사는
과히 외로움을 모른다.
저 달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젊음의 노트
그 위에 끄적거린 낙서는
어느새 진한 인생으로 변하고
짙은 외로움으로 채색되어가고 있다.
그대는 아는가.. 그 곳을, 그 곳으로.. 그 곳으로..
아, 사랑하는 사람아, 그대와 함께 가리..
사랑하지 말라 하였건만 ..
왜 네가슴의 토로를 나를 향해 하였던가..
난 진정 사랑할 줄 모르는데..
그래서 울어버렸는데..
그렇게 오늘처럼 변해가버릴 사람의 마음을 탓하지 말고..
단지 세월처럼 성숙해가는 것이라 믿고..
또 그렇게 그 성숙을 축복할 줄 아는 마음도 지녀야 할 것 같다.
사랑했다면..
나 지금처럼 고요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
촉촉이 수분을 머금은 대지처럼..?
질펀한 구덩이를 뒹굴어도 몇 번을 뒹글고..
또 그렇게 방황처럼 아무데서나 울어버렸을터인데..
부끄럼도 없이 사랑고백을..
저 달과 별들에게 하소처럼 애절히 부르짖었을 터인데..
그러나 나는 분명..
너를 기다리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떤 모습이든 네 모습을 보고 싶다.
네가 보고 싶다.
- 스무살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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