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1월 21일
나는 사랑을 모른다.
하지만 내 삶은 사랑 그 자체이여야한다.
여지껏 내 살아온 하루들이 눈물과 너무도 짙은 외로움이였었지만..
그러한 것들이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그래도 태양을 보며 미소를..외롭지 않은 웃음을 배운다.
내겐 참으로 힘든 공부 중의 하나이지만 열심히 꾸준히 배운다.
깔깔대며 철없는 웃음을 허공에 뱉을 땐..
이 세상에 외로운 슬픔은 이미 내겐 존재하지 않았다.
웃음 뒤에 오는 공허는 비가 온 뒤의 날씨처럼 청명하다.
그러나 비는 너무 뜸하게 내 마음 위에 내리기에
언제나 나는 외로와서 안개처럼 자욱한 슬픔을 먹고 산다.
굶주린 짐승처럼 마구마구 먹어댄다.
별빛만큼의 슬픔과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이 허기를 채워본다.
그러나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만 비워만 가는 내 굶주림은 어찌할 수가 없다.
마음의 갈증만이 내가슴을 타게 한다.
쥐어 뜯어버리고만 싶은 답답한 내가슴이다.
나는 너무나 완벽한 나 하나의 외로움을 키워왔고 지금도 키우고 있다.
무섭도록 완벽하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만큼 견고하고 고집불통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러한 내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 왔고 ..
앞으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릇된 것인 줄 알고 있는 지금도
나는 오로지 내 외로움 속에서만이 진정한 내가 될 수 있고..
내 생존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그 외에는 메마른 방황의 부스러기들 뿐이였다.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더더욱 그리워지는 나의 세상이 있어..
나는 침묵으로 거만해질 수도 있다.
결코 나 자신을 궁핍하고 수줍다고 느끼지 않는다.
다만 내 사고의 나라를 그들은 이해하지 못 할 뿐이다.
나마저 알 수 없는 나의 세상을 어찌 말로써 표현해낼 수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침묵만을 쌓아간다.
결코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홀가분한 것도 아니지만..
나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나를 아무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오직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는..
나 보다 더 높은 세상에서 홀로 고뇌하는 ..
더 짙은 고독을 채색해가는..
한 아이만을 제외하고는..
- 스무살 일기 -
귀퉁이글
확실히 세상은 좁지만 희망은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