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분다.
우리네 마음 한 곳에 북풍보다 혹한 바람,
현실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서 겨울날 보다 더 추워하는 내 마음.
춥다.
정말 따스한 한마디 포옹이 절실하다.
옛날, 나 조금은 어릴적
투명한 유리알보다 더 맑았던 미소로 웃을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렇게 웃지 못한다.
거울을 보며 연습하는 미소는 자꾸만 쓸쓸해져서 싫다.
그러나 웃어야 할 것 같다.
당당히 현실 위에 서 본다.
떨리는 다리에 한마디 채찍을 던지며 '강해지라고..!'
며칠동안의 나태.
끝도없는 헤메임속에서 그렇게 방황하고 싶었다.
일순간의 쾌락에 흔들리고도 싶었다.
괴로움의 끝간데서 나의 모습, 진정한 나를 보고싶었다.
절망한다는 건 일종의 도피이고 삶에 대한 배반이다.
그럴순 없는데도.. 그래선 안된다 하면서도 ..
절망의 늪에 발을 딛고 싶은 이 충동.
참을 수 없을 만치 뼈속을 후벼드는 현실이라는 바람.
감당하기 힘든 이 비정한 바람아,
때로는 한마디 따스함으로
얼어버린 우리네를 포옹해도 좋지 않으련..
86.8,21. 벗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