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바라 나,
오늘 여기 서 있는가?
나,
덧없는 하루에 지쳐버린 어리석은 존재임을 어찌하랴!
쉼없는 반복의 나날 속에 나,
얼마나 진실하였던가?
허구와 허상 나,
정녕 그러하지는 않았는지..
감춰진 진실이 더러는 드러난 허구보다 못한 것을..
진정 얼만큼이나 진실하였고, 진실할 수 있을런지..
소녀적 나,
왜 그다지 눈물도 많았는지..
나,
왜 바보처럼 울기도 많이 했는지..
나,
무엇을 바라 그토록 혼자이길 소망했는지..
무엇땜에 존재의 의무를 느껴야 했는지..
나,
사랑할 줄 모르는 아이였지만,
참 많이도 내사랑을 고백하였지.
사랑 아닌 사랑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 고집하였지.
여운마저 남기지 않을, 그러한 냉정을 익히지도 못하면서..
나,
참 어리석은 만남을 사랑하였지.
나,
울어야한다.
존재 밑바닥에서 길어올리는 샘물처럼
깊이깊이 울어버려야 한다.
그래서 나,
조금이라도 진실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착하고 싶다.
86.8.21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