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이 요란하다.
대지는 감미로운 입맞춤에 온통 눈물이 글썽이고
초록은 빛깔보다 영롱하다.
나는 생각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얼마든지 아름답다고 나는 믿는다.
이 마음이 무너지도록 사랑할 수 있을 그 무엇이 절실하다.
비는 언제나 외로움을 씻어준다.
정갈한 음성으로 빗소리는 홀로 있는 나를 위로한다.
나는 혼자가 되었을 때, 가장' 나다운 나'가 되어진다.
그다지 외롭지도 울적하지도 않지만 나는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이 비를 맞고 싶다.
거닐고 싶다.
흠뻑 젖어버리고만 싶다.
눈물이 흐를까봐
누가 볼까봐
마음으로만 삼키던 울음을
오늘은 저 천둥보다 요란한 소리로 토해내고싶다.
빗물은 알고 있다.
내 뺨위에서 흐느끼는 두 줄기 눈물의 의미를..
비는 얘기한다.
혼자 있다 해서 외로운 건 아니라고..
둘이 있다해서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라고..
우리 모두는 어차피 하나라고..
하나로 태어나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정직한 삶이라고..
비는 얘기한다.
86.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