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천연비누를 만든다.
쏭이의 부탁도 있고..
마침 집에 천연비누가 다 떨어져 가는 중이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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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 / 이안
주섬주섬 챙겨 도서관으로 나갈 채비를 하는데
쏭이의 전화가 온다.
"엄마, 나 오늘 동탄 들어갈 거니까 어디 가지 마.."
우리 집에선 쏭이의 파워가 가장 세다.
쏭이 말 한마디에 나도 내 남자도 끔뻑한다.
지지배..
두 달만에 집에 오는 거지 싶다.
쏭이 보고 싶으면 내가 분당으로 나가야 한다.
웬일이냐 물으니..
일본 여행 가기 전에 엄마 얼굴 보고 갈라구 온단다.
말은 그렇게 달달하게 해 놓고..
정작 지 목적이 있어서 오는 거다.
"그리구 엄마, 나하구 천연비누 같이 만들자.."
물론 엄마 얼굴 보러 온다는 말에 더 무게가 실리긴 하지만..
전에부터 일본 여행할 때 친구 집에서 머물건데..
친구에게 줄 선물로 천연비누를 만들어달라고 하던 쏭이..
꿀도 듬뿍 넣고..
에센셜 오일도 듬뿍 뿌려..
천연비누를 만든다.
지지배 같이 만들자더니 지는..
안방 침대에 벌렁 누워 폰만 들여다 보구 있다.
종일..엉덩이 붙일 틈 없이 바쁘다.
천연비누 만들고..
집밥 먹고 싶다는 쏭이.. 나름 정성껏 밥 차려주고..
여행 갈 때 입을 옷이며 신발들 체크해주고..
하룻밤도 안 자고 막차 타고 갈 거라는 쏭이..
무슨 선심이라도 쓰듯..
동네 한 바퀴 같이 산책해주고..
쏭알쏭알 이야기꽃도 피우고..
올리브영에 들러 쏭이가 필요하다는
고가의 트리트먼트와 마침 쎄일하는 보습크림도
한 보따리 사주고..
"엄마, 정말 사줄거양? "
살살 애교를 떨며 생글생글 행복해하는 쏭이..
딸의 미소에 덩달아 행복해지는 나..
종일 무슨 상전을 모시는 것보다 더 힘이 들지만..
오랜만에 집에 온 딸아이가 내겐...
세상 가장 귀한 손님..
세상 가장 귀한 상전..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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